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논으로 둘러싸인 그 길은 늘 나에게 귀찮디 귀찮은 곳이었다
나를 따라다니며 내 옷가지나 얼굴따위에 부딫혀대며 날 귀찮게 하는 벌레들의 존재는
날이 더워질수록 , 밤이 깊어질수록 더해져만 갔고 환히 불을 킨 전봇대 밑을 지나갈때는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항상 그놈들을 귀찮게만 여기던 나는 이제 별 이상한 놈들까지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히구나 하며 성난 손을 휘휘 저어가며 벌레들을 내 쫓기 일쑤였다
좀 더 머리가 커지고 좀 더 먼 곳을 바라보게 됬을때 ,
나는 보고야 말았다
내가 가는 길의 경로마다 쭉 이어져 경건한 생의 마지막 춤사위를 추어대는 벌레들의 존재를
어쩌면 그들에게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 그들의 인생의 절정과도 같은 춤사위를 나는 나를 따라만 다니며 부딫혀대는 한낱 미물의 무지라 모독했으며
그 성스러운 몸사위를 내 성난 팔로 방해했던 것이다 , 나의 무지로 인해서
인생도 이렇다
불행은 너만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다
불행은 모든 이들에게 내재된 것이며 너의 삶 모든 곳곳마다 존재하고 있는 필연적인 어려움이다
이 불행과 어려움이란놈은, 너의 삶의 진보가 올 모든 골목 모퉁이마다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네 인생의 진보는 운이나 요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네 앞에 놓여진 불행들을 이기고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너는 성장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