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친구가 만들어 먹는 치즈 케익을 사왔음
맛있어 보이긴 했는데 거품기로 섞고 어쩌고 하는게 귀찮아서
말만 먹자 먹자하고 구석에 썩혀둔 게 몇 주일이 지남
그러다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거품기도 사고 케익틀도 사고
할 일 없던 어제 저녁에 시도함
근데 막상 하려니 손으로 젓는게 너무 힘들어 보임
그래서 돌아다니는 전동 드라이버를 연결해 전동 거품기를 만들기로 함
일단 드릴로 구멍을 파야겠음.
바이스에 거품기를 물리고 드릴로 뚫는 모습
역시 집에 바이스랑 드릴 정도는 갖고 있어야 요리가 가능함
잘 파져서 흡족함
이제 여기다 작은 전동 드라이버를 연결함
일부러 구멍을 약간 작게 해서 꽉 끼게 했음
완전 잘 돌아감
역시 전동 드라이버가 있어야 요리가 됨
슬슬 씐남
이 전동 드라이버 거품기로 버터와 과자가루를 쉐킷쉐킷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버터를 녹여야 됨
실험실을 아무리 뒤져봐도 마땅히 중탕할 그릇이 없음
그래서 커피 포트 증기로 버터를 녹이기로 함
증기는 뜨거운데 마땅한 장갑이 없어서 실험실 애장품인 목장갑을 낌
아주 흡족함
커피 포트 사길 잘 했다는 생각에 흐뭇함
이제 씐나게 쉐킷쉐킷. 무려 기어 칠단임
섞다가 튄 게 아까워서 먹어봤는데
빨리 만들어야 겠다는 의지가 막 생김
겁나 맛있음
과자반죽을 케익틀에 치대서 둥그렇게 함
각이 잘 안나와서 흐뭇하지 않음
수평계로 수평을 맞춤 맞추는 척을 함
공차는 좀 크지만 어쨋든 흡족하기로 함
너무 정확하면 인간성이 없댔음
이제 치즈를 우유랑 쉐킷쉐킷해서 치즈 크림을 만들어야 함
들러 붙어서 찐득찐득할 때까지 섞어줌
생각보다 훨씬 오래 섞어야했음
전동 거품기가 없었다면 아마 포기했을듯
전동 거품기를 만든 준비성에 감탄하고 흐뭇해 함
요걸 과자 위에 잘 바르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빼면 완성
심플함에 흡족함
모양은 좀 그래도 맛이 좋았음
이제 나도 치즈 케익 요리사라는 생각에 흐뭇함
하나 더 있다는 생각에 한 번 더 흐뭇함
이상 공대생 라이프,
우리 모두 치즈 인 더 랩(Lab.)!
아, 참고로 여긴 물리과 실험실임
+ 어느 공대생이 씨디플레이어를 충전하는 모습
ㅇㅇ 공학용 만능 충전기. 공대생이라면 다 한 번씩 해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