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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자고 난 후 써보는 벼룩시장 후기(쓰압)
게시물ID : fashion_1053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신누
추천 : 32
조회수 : 1131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4/05/20 00:57:04
안녕하세요.
 
벼룩시장에서 통칭 <외국인>이라 불린, 오늘의유머의 유저 여신누입니다.
 
1,2회 때에는 관람객의 입장으로 쓰던 후기였는데, 이번에는 관람객의 입장이 아니네요.
 
그래서 자중해야겠다 라고만 막연히 생각했는데, 운영진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그냥 한 유저로서 남기는 후기는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앞서 후기를 작성해 주신 판매 관리 운영자분 덕분이에요.
 
 
 
사실 벼룩시장을 준비하는 동안에 다른 파트 담당 운영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셨겠지만 제 파트의 경우는
 
벼룩 직전과 벼룩 당일이 제일 ㅎㅎ...ㅎ...ㅎㅎㅎ...
 
벼룩시장 마지막 공지 겸 자원봉사 막판 급구 글이 베오베에 간 시간이 매우 늦은 밤이어서 그런지
 
새벽2시에 받은 자원봉사 메일을 마지막으로 모집을 종료했습니다. 그런 늦은 시간까지 안 주무시고 오유와
 
벼룩시장에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감동했습니다.
 
사실, 5월 17일 토요일이 저에게는 매우 바쁜 하루였습니다. 미뤄진 날짜가 회사 마감일과 겹치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죠. 팀장님께서 일요일에 회사 출근할 수 있겠냐고 물어오셨을 때(!) 저는 '일요일엔 하루종일 외부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토요일에 출근해서 최대한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렇게 마취총을 쏘고 토요일 오전에
 
적막이 도는 사무실에서 마감집계를 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기억하는 제 인생의 처음부터 치마를 입었던 순간은 딱 3가지였네요.
 
학생, 관혼상제, 회사창립기념일/시무식/종무식
 
제게 있어 특별한 순간에 필요한 5대 요소인 블라우스/치마/구두/스타킹/드라이 완료한 머리를
 
장착(?)하고 출근했더랬습니다. 같은 부서 여직원분과 마케팅팀 남직원분의 결혼식이 오후에 있던 터라서요.
 
마침 뷔페라는 아주 훌륭한 조건도 갖추고 있던 터라 먼저 달려간 여직원분의 결혼식에서 잽싸게 뷔페 먼저 먹고
 
결혼식장에서 여직원분(왜 신부화장이 비싼지, 비싼값을 하는지 제대로 깨달았던 순간)과 사진도 찍고
 
바로 남직원 결혼식장으로 가서 인사하고 다시 뷔페를 즐기고
 
동네에 도착해서는 엄빠의 결혼기념일을 축하드리기 위해 대파불고기집과 카페를 대접해 드렸습니다.
 
 
 
 
 
제가 갑자기 벼룩후기 쓴다면서 이런 잡설을 늘어놓은 까닭은...
 
이러고 집에 들어오니 11시가 넘었었습니다...
 
씻고 누워서 폰을 켜 운영진들과 접촉을 하니(저희집은 야컴금지) 베오베에 마지막 공지가 올라가서 카페와 메일함에
 
자원봉사자 지원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빨리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씀들 하시더군요.
 
(날짜가 바뀐 공지를 할 때 미뤄진 날짜가 언제라고 빨리 정하지 않은 탓에 신청해놓고 기다리던 자원봉사자 분들의
스케줄 사정으로 인한 대거 이탈로 인하여 벼룩 바로전날에 급하게 공지를 하게 된 거였죠)
 
부랴부랴 작은 폰(아이폰5)으로 지메일함과 카페를 왔다갔다 하면서 신청하신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날려
 
드리고 새벽2시에 접수된 마지막 신청을 받은 후 추가 신청자가 오지 않을까 하고 뒤적이다 2시 30분에 잠들었습니다.
 
 
...
 
...
 
 
...
 
 
3시 20분에 맞추어둔 알람이 울렸습니다.
 
저는 일어나서 컴을 켜고 메일함과 카페, 문자함을 열어두고 자원봉사자 명단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명단을 만드는 자체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4시에 기상하는 다른 운영자분의 메일함에 투척하려고
 
(그분은 집에 프린터기를 소유하고 있으심) 했는데, 중도에 못하신다고 나가신 분들을 다시 찾아 체크하고 신규 신청자분들
 
넣고 파트배치를 미리 해놓기 위해서 고심하다 보니 어느새 4시 50분이 되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
 
SYSTEM : "하얗게 불태웠어" 타이틀을 획득하셨습니다.(정신력 -444 좀비력 +444)
 
파일을 전송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컴을 끈 후에...
 
 
 
 
화장실 문을 열었습니다.
 
 
 
 
 
 
 
대림역엔 7시경에 도착을 했는데 구로공원에 와 보니 다섯 분이나 계시더군요.
 
7시까지 만나자고 했으면서... 이런 멋쟁이들 ㅎㅎ
 
아직 자원봉사자 분들도 안 계시고, 약간의 무대장비와 스탭들의 가방만 무대위에 얹혀져 있는 상태의 공원은
 
매우 넓어보였습니다. 1,2회 때는 그렇게 좁아 보이던 공원이었는데... (하지만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 이 생각은 곧 철회됨)
 
깜찍하게도 8시에 모이자고 했는데 7시반도 안되서 첫테이프 끊어주신 자원봉사자분께 매우 기쁘게 다가가 첫 출첵을 했습니다.
 
하지만 물품트럭이 올 때까지 정자에서 계속 멍때리고 계시게 되었죠...
 
8시경이 되면서 속속들이 자원봉사자 분들이 도착하고, 자원봉사자 담당 운영자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 MUST HAVE ITEM인
 
 
 
 
 
 
 
 
 
통칭 <외국인> 모자를 장착하게 되었죠.
 
제가 자원봉사 담당 운영자가 되고 나서 벼룩 당일을 위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첫째, 벼룩시장 관계자 분들(운영진,가드,봉사자분들)이 북적이는 벼룩시장 내에서 나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함.
 
둘째, 복장에 적용되지는 말아야 함.(세월호 사건 때문에 저도 자원봉사자 분들께 당일 복장은 덥지 않고 간편하며 요란하지 않게라고
 
요청했는데, 그건 자원봉사자 담당 운영진인 나에게도 당연히 해당되어야 하는 것)
 
셋째, 몸을 움직이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함.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는 아이템이 바로 <외국인> 모자였던 것이죠.
 
게다가 햇볕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스킨 세이브 기능까지!(라고 생각했지만 효능이 없었습니다. 다 탔어요.)
 
+a로 재능기부 담당 운영자분께서 손수 써주신 "자원봉사 담당" 문구를 등짝에 테이프로 붙이고 다녔더랬습니다.
 
덕분에 자원봉사자 분들과 행사 시간 동안 돌아다니시는 손님들께 뜻하지 않은 웃음(?)을 준 것 같더군요.
 
뭐 다행인 것은, 제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저를 부르는 호칭이 <외국인>이 되는 바람에 행사 중간중간 손님들 옆을 지나가면서
 
"외국인도 자원봉사 지원했나봐", "풋! 외국인이래 ㅋㅋ" 등등의 말들도 간간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운영진 분들도 절 부를 때 "어이 외국인!" 하고 부르면서 웃음보가 터지시는 걸 보니 나중에는 저까지 제 상황이 웃겨서 그냥 웃었습니다.
 
모든 분이 8시 정각에 딱 맞춰 오신 것은 아니라 물품트럭이 도착한 후 물품을 세팅할 때까지 수시로 도착하는 자원봉사자 분들
 
출석체크하고, 명찰 나눠드리고 세팅 일 시키고(이하 반복) 막간의 시간 동안에 자원봉사자 분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자리 자원봉사자 근무 체제(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죠 단어가)를 설명드렸는데요.
 
사실 제가 1,2회 때는 관람만 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자원봉사자 담당 운영진이라는 직책을 맡는 바람에(원래 이 업무는 삥님이
 
담당하셨던 업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삥님과 다른 운영진분들이 저와는 다르게 1,2회 또한 운영자의 입장으로
 
겪어온 벼룩시장의 상황을 미루어 조언하는 바에 따르면, 자원봉사자 분들이 휴식시간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특히 오늘처럼
 
낮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 속에서는 한시간만 바쁘게 자원봉사 활동을 해도 금방 지치게 마련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삥님 조언에 따라 60명 정도를 목표 인원으로 잡고 모집을 해왔습니다.
 
날짜 변경으로 인해서 사정상 빠지게 된 분들이 많아 순식간에 1/3의 인원이 빠져나가는 대형 사건도 있었지만 거듭된 공지에서의
 
자원봉사 요청과 막판 베오베 덕분에 60명까지는 되지 않았지만 간신히 54~56명 정도의 인원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인1조로 3교대 근무(2명 근무하는 동안 1명 휴식) 방식으로 파트를 배치하였습니다.
 
같은 파트에 배치된 분들끼리 휴식간격과 휴식순서를 자율적으로 정하실 수 있게 해드렸구요,
 
휴식시간 동안에는 자원봉사자분들도 일반 소비자 분들처럼 판매부스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은 최연소자 20세부터 최연장자 42세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의 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요,
 
30세 이상의 분들은 대개 이동하지 않고 부스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리로 우선 배치해 드리려 했고, 스탬프 담당분들은 정말...
 
20~26세 사이의 싱싱하고 팔팔한(저보다 어리면 다 싱싱하고 팔팔한거죠 뭐) 분들을 배치해 드렸습니다......
 
 
 
 
정말 이렇게 인파가 많이 몰릴 줄은 1,2 회때 관람객으로 왔었던 저조차도 예상치 못했던 터라 점심도 맘편하게 드시지 못하고
 
불볕더위 아래에서 활동을 해주신 고마운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기쁘고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도시락은 맛있다고들 하는데 사실 제 경우는 맛을 느끼기보다는 살기 위해 먹었다고밖에...)
 
아이스티 / 아이스크림 부스의 경우 아이스크림 3인1조, 아이스티 3인1조로 배치를 해 두었는데,
 
날씨가 날씨이다보니 설탕물에 들러붙는 개미떼처럼 많은 인파(개미밖에 생각이 안나서 죄송합니다;)가 몰렸습니다.
 
솔직히 600개 준비해 온 게 그렇게 빨리 동이 날 줄은 몰랐습니다. 단지 종이컵을 사기 위해 다이소에 택시까지 타고 가는 경우가
 
발생할 줄은;; 다른 파트도 다 바쁜 터라 잉여인력을 빼기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공연 담당 운영자분께서 무대 파트에 배치된
 
자원봉사자 분들을 보내주셔서 물품 담당 운영자분이 적재적소에 보내 주신 것 같더군요...
 
나중에 지나가다 알았는데 가드 운영자 분께서도 달라붙어서 음료 제조를 도울 정도로 그쪽 매대는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아이스티가 그렇게 빨리 동이 나고, 아이스크림 쪽도 무지 몰리더군요...
 
 
 
그리고 주변에 음식점이 딱히 보이지 않았던 터라 케밥이 아주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1회 때는 케밥 부스 판매자분이 세분 정도 되었는데, 2회부터는 한분이 계속해서 하시더군요.
 
그 땡볕아래에서 케밥을 데우기 위한 열기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매우 더우셨을 텐데 교대할 사람도 없어서 쉬지도 못하시고 계속
 
돈받고 케밥 만들고 돈받고 케밥 만들고... 총괄운영자분의 요청으로 뜻하지도 않게 케밥 부스에 자원봉사자 한 분을 급하게
 
투입했습니다. 파라솔도 닿지 않는 위치에서 대신 돈계산을 해 주시며 휴식도 못하셨는데 다른 파트도 다 바쁜 상황이라 교대할
 
자원봉사자 분을 투입해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제 가방에서 <오늘생일 :)> 모자를 꺼내서 그분께 씌워드렸습니다.
 
 
 
 
 
 
이벤트 담당 분들도 많이 바쁘셨습니다. 비누가 빨리 굳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비누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하였고, 쉴새없이
 
뱃지를 찍어냈고, 3-5행시 및 세월호 남김메세지 판넬을 관리했습니다.
 
특히 스탬프 담당 자원봉사자 분들의 경우 한 군데 있지 않고 벼룩 내 인파 사이를 돌아다니며(그 좁은 길을...) 스탬프 이벤트를
 
진행하였고, 재능기부 담당 자원봉사자 분들도 대기줄을 자르며 볕 아래 계속 계셨기 때문에 살이 많이 탔을까봐 걱정됩니다.
 
(저두 지금 그런 상황이라서요 ㅠㅠ)
 
특히 재능기부 담당자 분께서는 대구에서 지원오신 분들 중 한 분이신데, 토요일 근무가 끝나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어야 했던
 
터라 그대로 힐을 신고 오셨습니다... 비닐봉다리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결국 슬리퍼로 대체되었습니다.
 
힐을 신으면 확실히 마시게 되는 공기가 대기권과 성층권의 차이만큼이나 크게 나는데 저같은 경우 덩치가 있다 보니 힐을 신고
 
있으면 무게 때문에 금새 발이 아파옵니다... 그분은 여리여리한 몸매의 소유자이셨지만 힐의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보니...
 
결국 견디지 못하셨던 거죠 ㅠㅠㅠ 애도요 ㅠㅠㅠㅠ
 
 
캐릭터상품이나 희움팔찌는 금방금방 나가더군요. 저두 하나 장만하고 싶긴 했는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도 한눈 팔지 않고
 
수고해 주시는 터라 제가 근무 도중에 따로 챙겨두거나 판매부스에서 물건 사기가 좀 그래서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벼룩 동안에는 정말 정신없었는데 하루가 지난 지금은 올라온 후기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
 
 
기부품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택배박스 11개분량의 라노벨과 만화책들... 제가 알고 있는 만화책이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저 만화책방을 보며 스쳐지나간 책들을 기억하고 있을 뿐. 하지만 달빛조각사라던가 퇴마록이라던가 있었다면
 
눈이 돌아갔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야책 잔뜩 사가신 분 감사합니다. 기부책 판매수익에 한 획을 그어주신 것 같습니다.
 
의류도 매우 많았는데요, 천막에 걸어놓은 옷에 매달려서 커플놀이(?)하시던 분,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쁜사랑하세요. 옷이랑ㅎㅎ
 
 
 
 
자원봉사자 분들을 각 파트에 배치해 놓고 배치파트 미정인 분들이 몇분 계셔서 벼룩행사 진행되는 동안에 환경미화(쓰레기 줍기,
 
봉투 교체 등)를 부탁드리려 했는데, 벼룩행사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오히려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결국 100L짜리 봉투
 
들고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쓰레기들 줍고, 부족한 곳에 설치하고, 쌓인 것 교체하곤 했습니다. 참 고마운 것이, 생각보다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가 인파에 비해 매우 적었다는 점입니다. 과연 질서있는 오유인들다웠습니다.
 
대신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은 무서울 만큼 쓰레기들이 차오르곤 했죠.
 
재능기부 부스 뒤쪽의 정자 옆 분리수거함 중에는 일반쓰레기와 플라스틱류 코너가 압권이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류는 음료관련 쓰레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겹쳐진 상태로 버려지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왕폭발계란찜마냥 수거망 위로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참 다행인 것은 치워주시는 구청 관계자분(연세 있으신 직원분들)이 계셨다는 점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일 낮 최고 기온이 28도에 육박했다는 점, 사람이 매우 많이 몰려서 빡빡했다는 점, 이러한 사유로 준비해 온 1.5L짜리
 
생수병 72통도 얼마 가지 않아 동이 나고 물을 사러 갔다오는 경우까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이 아이스티 제조에 사용되었죠.
 
운영진 부스 뒤쪽에 생수병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진 부스 쪽에 배치된 자원봉사자 분들은 간간히 생수를 음복할 수 있었지만
 
가드 분들, 스탬프 담당 분들, 재능기부 담당 분들, 케밥 담당분의 경우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음료/아이스크림 부스에서 한개라도 아쉬운 컵을 몇 개 얻어다 생수통을 끼고 스스로 급수차가 되었더랬죠...
 
벼룩시장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면서 자원봉사자/가드 분들 마주칠 때마다 "원샷하시고 한잔 더"를 외쳤습니다.
 
그분들의 심정은 아마 쇼생크를 탈출한 앤디 듀프레인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정신없이 돌고 후반부에 운영진 부스 뒤쪽 의자에서 짬을 내어 잠깐 쉴 일이 있었는데... 전날도 매우 바쁜 하루였던 데다가 50분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했던 터라 잠깐 앉아있는 그 순간에도 끔뻑끔뻑 퓨즈가 끊기더군요. 어느 자원봉사자 분의 후기에서 제가 자다 깨다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뭐라도 덮어드리고 싶었다는 문구를 보았는데 그렇게 되면 쪄죽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만 고마워요!!!
 
앉아서 가만히 있으면 퓨즈 나가서 아예 곯아떨어질 것같은 불안함에 밥먹을 때랑 잠깐잠깐 1,2분 정도 앉아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쓰레기 다치우고 해산하고 집에 갈 때까지 계속 서서 다녔네요. 덕분에 지금까지도 양쪽 다리가 사직서 낸다고 항의중입니다.
 
 
 
 
생각보다 추첨행사와 기부품경매 행사가 길어짐에 따라 4시 반에 예정되어 있던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전달식이 늦었습니다.
 
사회자를 맡은 운영자분께서 총수익과 기부금액을 발표할 때 저도 관객으로써 잠깐 그 자리에 있었는데 기부금이 전달 된 후
 
할머니께서 마이크를 잡고 말씀하시며 감정이 북받혀 목소리가 떨리시는데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는데도 그 목소리만으로도
 
저까지 괜히 가슴이 먹먹하고 손발이 저려왔습니다. 안 울려고 눈알 굴리느라 혼났습니다.
 
할머니께서 남은 여생을 더이상 눈물로 지새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부금 전달식이 끝난 후 판매가 종료되었습니다. 판매자 분들께서 무사히 귀가하신 후 맡은 파트의 활동을 끝낸 자원봉사자
 
분들과 운영진분들의 정리정돈이 시작되었습니다. 부스와 천막과 무대시설을 철거하고 주변환경을 정돈했습니다.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는 5시반~6시 무렵에 이르러서야 모든 정리가 끝났고, 참가했던 자원봉사자 분들과 가드분들 앞에서
 
총괄우녕자 분께서 감사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말씀이 끝나고 다들 박수를 쳐주시는데, 옆에서 그 상황을 보고 있자니
 
자원봉사 담당 운영자로써 또다시 가슴이 먹먹하고 손발이 저렸습니다.
 
 
 
어느새 서울벼룩시장 스탭들의 전용 메뉴가 되어버린 중국집... 주문갯수 파악해서 전화드렸고... 일전에 베오베에 갔던 경고문에
 
따라 4인당 탕수육 하나씩 주문했더니 전화받으신 직원분이 고맙습니다를 연발하시더군요 참 ㅡ////ㅡ a
 
벼룩시장에서도 콜레세움으로 대동단결. 부먹파와 찍먹파로 갈린 콜로세움은 홀로 부먹파를 고집했던 총괄운영자분의 쓸쓸한
 
부먹동지찾기로 끝났고, 저녁 뒷정리까지 모두 끝낸 후 최종적으로 해산하였습니다.
 
제가 벼룩 자원봉사자 분들께 스케줄을 알려 드릴 때,
 
8시 도착 후 부스/천막/무대/소품 설치 후 11시경 점심식사, 12시부터 맡은 자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4시 반경에 기부금
 
전달식을 하고 5시에 판매종료, 부스철거 및 뒷정리하고 저녁식사 후 7시경 해산예정이라고 알려드렸는데, 다행히 7시경에
 
모두 끝이 났네요. 더 늦으면 귀가에 차잘이 생기시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강원도라던가 수원 청주 같은 곳에서 올라오신 분들
 
말이죠.
 
 
 
 
 
 
 
 
 
총괄운영자 분께서는 4회 때도 저를 운영진으로 쓰시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운영진이 아닌 개인적인 입장으로서는 기대 반 끙끙(?) 반입니다 ㅎㅎ
 
그래도 맡겨주신다면 정말 즐겁게 다시 맡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계시는 총괄운영자 분 입가에 맺힐 그 특유의 미소가 상상이 가네요 벌써.
 
저는 결국 새장속으로 날아든 새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수면부족으로 인해 많이 피곤해서 '난 역시 머리쓰는 것보단 몸 쓰는게 더 나아'라고 가끔 우스개로 뱉곤
 
했지만 4회 벼룩시장 기획이 시작되면 제 발로 이 자리로 다시 걸어들어올 제 모습도 어렵지 않게 상상이 갑니다.
 
1회 때는 운영진 3명에 자원봉사자 1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3회인 지금은 운영진 14명에 자원봉사자 50여명이었습니다.
 
4회 때는 70명은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안일하게 60명 정도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모집을 했다가 벼룩 당일이 되어서야 제 판단미스라는 것을 알았죠.
 
실제로 3인1조로 3교대 로테이션 계획했지만 유달리 바쁜 부스(ex: 음료/아이스크림)의 경우 그것조차도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특히 여름에 열리는 벼룩시장의 경우 심함) 1,2회 서울 벼룩시장 당시 자원봉사자로
 
지원하셨던 분들 중 3회에 지원하신 분들은 50여명 중 단 두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자원봉사자 인원도 역대급이었지만 벼룩시장 규모도 역대급이었던지라, 자원봉사자 분들 모두 그날 하루가 쉽지많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꾀부리는 분들 한분도 없이 열심히 맡은바 최선을 다해 활동을 해 주시고 웃으며 저녁먹고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해주신데다가, 후기에서 다음 벼룩시장 때도 자원봉사로 지원하고 싶으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보였는데 정말 여기서 또 가슴이 먹먹하고...(이하생략)
 
이런 데서 자원봉사 담당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그렇게 느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벼룩시장 행사 시간 동안에는 매우 정신없고 힘들고 졸리고 배고팠는데, 막상 무사히 행사가 끝나고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끝난 후 총괄운영자분의 감사인사에 박수를 보내면서 매우 보람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저만 그렇게 느끼나요? ㅎㅎ)
 
 
 
 
 
그렇게 보람차게 활동을 마치고 귀가를 했으나... 결국 토요일의 짧은 시간동안 업무를 다 마치지 못한 탓에 월요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게 되었고...... 점심과 잠 중에 점심을 택하는바람에(메뉴가 초계탕이라 포기할 수가 없었음 ㅠㅠ)
 
하루 종일 마감과 씨름하며 골골대다 모두가 다 퇴근하고 난 지금 야근을 끝마치며 뒤늦게 후기를 쓰게 되네요.
 
아마 3회 벼룩시장 후기 중에 텍스트로써는 역대급 스압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ㅎㅎ
 
후기에 쓸 내용을 표현할 단어를 적절히 고른 후 퇴고를 거치다 보니 후기를 쓰는 데만 두 시간이 넘게 걸리게 되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벼룩시장에 방문하셨던 분들이나 관계자로 참가하셨던 분들 모두에게 행복한 일요일로 기억되었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6시반에 다시 기상해야 하거든요...
 
(논현동에서 거여동까지 택시타도 30분인데... 집에가서 씻고 누우면 2시 확정이네요)
 
모두들 안녕히 주무세요.^^ 4회 때도 뵈었으면 하네요.
 
아 그리고 참가해주신 자원봉사자/가드 분들 다 훈남훈녀분들이셨습니다. 하지만 안생긴다는 건 다 알고 계시죠?
 
 
 
 
-외국인 올림-
 
 
 
 
 
 
 
 
 
 
 
 
 
 
 
 
이건 전혀 운영진회의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제 개인의 의견입니다만...
 
4회는 9,10월에 했음 좋겠어요!!!!(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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