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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원님 특별성명
게시물ID : sisa_5145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른하늘같이
추천 : 14
조회수 : 663회
댓글수 : 68개
등록시간 : 2014/05/20 12:16:01
 [특별성명]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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