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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
게시물ID : gomin_10945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bris612
추천 : 0
조회수 : 1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20 20:52:12
백석의 시를 잠시 언급했었는데,

내 얘기로 바꾸면

- 나는 원래 아내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고, 친구도 없이,
-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게 지내고 있다.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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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대 후반, 싱글, 월세에 산다.
참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스펙이 아닐 수 없다.

태어난 것은 이른바 "빠른" 태생인데,
본적지 신고문제인지 뭔지 때문에 시골에 있던 작은 아버지네가 신고를 하기로 했었다.
(정확히는 그 역할이 작은 어머니에게 부여되었나보다.)

그런데 신고가 늦어졌는데 <벌금>을 내기 싫다는 이유로 4달을 늦게 출생신고를 한다.
노인들이야 살아있는 것 보고 1~2년 있다가 출생신고를 한다지만,
내 나이 또래에도 나 같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인생이 잘 풀린다면야 뭐든지 O.K겠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그것조차도 꼬여버린 인생의 시작을 암시하는 것 같다.

평범하게 자라서 재수를 했고 서울 시내에 컴 관련 대학교를 들어갔다.

대학 2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했는데 무슨 까닭인지 그 전 해까지 공익근무 지정이 되어있다가,
군대 들어간 해에 공익지정이 풀려버렸다. 그래서 보람찬 26개월을 빡빡하게 보냈다.
(유격 3회, 혹한기 2회, 2년에 한 번 있는 군지위검열 1회 외 기타.... 말년휴가 전날까지 검열준비...)

군 제대 후 일 년 해외경험.

졸업 후에 어찌어찌하여 컴퓨터 관련 회사에 들어갔지만, 말을 잘못하여 내가 '어떤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다."
고 했는데 신입에게 '그 분야 일을 맡겨버린 것이었다."

능력있는 사람은 그런 역경을 극복하고, 어려운 도전을 완수해 내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1년간 줄곧 '잘릴 것 같다.'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녔다. 미칠 것 같더라....
결국 미치지는 않았는데 결국은 회사에서 이뤄낸 것이 없었다.
(디바이스 쪽 일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리눅스 커널 디바이스를 맡기더라.)

그러던 중 모(母)회사의 지시로 회사의 반절을 덜어내게 되었고, 나도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는 국내외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다음에, 컴퓨터가 아닌 다른 일을 하려고 이곳저곳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까지는 종종 가는데 마지막에 안되더라.

이런 시간이 계속되면서 많이 풀어지고 게을러지게 된 것 같다.

정 안되겠다 싶었는지 형이 공무원 시험을 추천하게 된다.
그리고 3년간 수험생으로 살았고, 마지막 1년은 노량진에서 살았다.

그러면서 내 마음이 죽어가는 것을 느끼고는 가족과 상의를 거친 후, 노량진에서 빠져나왔다.
(이 때 정신과 의원을 처음 찾았었고, 우울증 약도 먹어봤다.)

그리고 이때 상처입기 시작한 마음은 아직까지도 낫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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