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황당하게 화려한 경우엔 대체로 '그 시스템을 바꿀 의지가 없다."
오늘자 딴지일보 마빡에 올라온 기사 중에서 언급된 아외로뤄(이용) 기자의 표현입니다.
5월 19일의 대통령 사과는 생뚱맞기 그지 없었다. 본지 물뚝심송 정치부장은 지난 5월 1일 업로드된 그것이 알기 싫다 078b.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서 사후 책임은 다음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1. 사실인정. 왜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에 대한 상세한 사실 확인
2. 사과
3. 재발방지
자, 그런데 예고편이 수차례 나왔던 5.19사과에서 1은 빠져 있었다. 더불어 재발방지는 뜬금없는 해경 폐지란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용(아외로워)이 지적한 바 있지만, 처벌이 황당하게 화려한 경우엔 대체로 '그 시스템을 바꿀 의지가 없다'는 의사표현 되겠다.
2014. 05. 20. 화요일
국제부 Samuel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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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런 의미입니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아니라 해당 외양간을 아예 때려 부숴버리는 이유에 관한 고찰
소를 키우는 외양간이 10개 있고,각 외양간마다 소 10여 마리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외양간에서 탈출한(속칭=개인적인 일탈) 소 몇 마리가
어린 아이들 수백명을 뿔로 받아 버립니다. (사상자 다수 발생)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끝나기도 전에
소를 키우고 있던 주인은 그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때려 부숩니다.
탈출해서 사고를 친 소들이 살았던 외양간은 때려 부수고 나머지 소들은 다른 외양간으로 이송시킵니다.
근데, 그 외양간에서 소들이 탈출하게 된 원인과, 결정적으로
그 소들은 왜 그렇게 난폭해졌는 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는 아마 그 외양간에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끔직한 사고에 대한 실체적 진실의 규명은 (도둑적으로 완벽하게) 물 건너 가게 되고
앞으로도 이런 사고를 저지른 소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어느 순간부터 바꿀 수 없는 전통이 되어버린 위험한)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가 됩니다.
* 뜬금없이 '해경 해체'라는 '대박' 카드를 들고 나와서 사건을 종료시키겠다고 어거지를 부린다면, 이제부터는 과연..
"소는 누가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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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마지막 줄에서 언급한 '어느 순간부터'란 아마도 5.16 쿠데타 이후일 것이고
초고속 성장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들은 희생해야만 했던 역사적 배경이 그 단초였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은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단 한가지의 목적만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선동술 중에는
해방 이후의 역사에서 반민특위를 '반공' 이라는 이름으로 아주 효과적으로 잠재울 수 있었던
역사적인 전례가 있었습니다.
* 태평양 전쟁의 영웅으로 일본인들이 자랑하고 있는 전투기 중에는
조종사들의 생명(귀환)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효율적인 전투 수행만을 위해서
모든 안전장치들은 최대한 제거한 '제로'라는 전투기도 있습니다.
* 초고속 성장의 꿀맛에만 길들여져 정신은 피폐해지고
한 치 앞에 보이는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두 치 앞의 불치의 병은 생각하지 못하는(않고 사는) 사람들을
우리는 '꼰대'라고 불렀었습니다.
*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저 역시 이제는 나이로만 보면 50세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꼰대가 되었습니다.
(아우, 쉬~ 외국에선 아직 40대인데 울나라에서만 '쉰'이라고 불리우는.. ㅠㅠ)
이불에 오줌 싼 다음 날이면 '닭치고 가마니 써야만 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꼰대랍니다.
이런 무시칸 시스템이 일반적인 상식인 줄로 착각하고 사는데 길들여져 있는 꼰대들이
제 친구들이고 제 선배 세대들입니다.
('설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불편한 진실'입니다.)
닭치고 가마니 쓰고만 있던 꼰대라서 죄송합니다.
참 황당한 벌을 받고도 가마니를 쓰고 가만히 있어야만 했었죠.
고기 먹고 싶으면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길들여졌었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만히 있으라고 가르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져 버린 세대라서
더욱 더 죄송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