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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에서의 기억은 '추웠다' 라는 생각이 90% 이상을 차지함
게시물ID : freeboard_3721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심해공포증
추천 : 6
조회수 : 38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9/10/13 20:36:39
9월 23일 - 자대 배치
10월 2일 - 첫 근무 [ 영하 2도 ]
3월 21일 ~ 22일 - 철수 행군..

추워질때 가서 추울때 내려왔습니다.
전 부산에 살다가 올라가서 그런가.. 영하 10도 20도는 개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이빨이겠거니..ㅡㅡ;;

첫 근무 설때도 추워서 돌뻔했습니다. 방한 용품이 보급이 안나온 상황에서 전투복에 야상 하나만 입고
발바랍랍라ㅏ바랍라ㅓㅂ럽러버러버벌벌 떨면서 내려왔죠.
진짜 11월엔 12월이 두려웠고 12월엔 1월이 두려웠습니다.

머리 - 방한모
상의 - 속옷/내복 2겹/전투복/깔깔이/야상/스키파카
하의 - 속옷/내복 2겹/깔바지/전투복
신발 - 양말1쌍/방한화

짬이 안돼서 내복 2겹도 겨우 입었고.. 다른 선임들은 깔깔이 두개는 기본이었고 깔바지도 두개-_-;
양말에 덧신에 발패드까지 깔고 가더군요.
그리고 초소 들어가면 사정거리 5cm짜리 온풍기가 있는데 그걸 끌어안고 자기 시작합니다.

"누구 오면 깨워라"
"예 알겠습니다."

이 순간부터 조용..........................한 초소에서 전방이 아닌 후방을 보면서
영하 20도를 넘어가는 추위속에서 순찰자를 경계하게 됩니다. 
진짜 하늘도 자주 보고 크게 움직이면 사수 깰까봐 크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춥지만 그냥 핫패드 하나에 의지한채 손발을 꼬물거립니다.

'아.. 이제 죽는구나.. 이게 동사란걸까?' 라는 순간이 오면 멀리서 후레쉬 불빛이 보이죠.
밀조 근무자가 밀러옵니다. 이때 드는 생각은 
'아 살았다..'
그렇게 근무 교대하고 한 5 분정도 걷는데 이때 발이 조~~~~~~~~금 감각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초소 들어가면 고독과 추위와의 싸움..ㅡㅡ;; 그렇게 또 1 - 2시간..

'이젠 진짜 죽는다.. 아.. 죽는다..' 하면 또 밀조 근무자 보이고..ㅡㅡ;;

악순환의 반복이죠 이건 뭐 

순찰자면 사수 깨워서 수하시켜야되고..ㅡㅡ;;

그렇게 철수하는날.. 천원짜리 요술장갑 하나 끼고 있었는데 선임이 와서
"야~ 니는 준비성 철저하데이 따시나?"
"최XX 상병님 끼시겠습니까?
"주마 고맙고~"
"전 추위를 많이 안타서 괜찮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고맙데이~"

개 ㅅㅂ.. 진짜-_-; 일병 2호봉이라 주머니에 손도 못넣고 꼬물거리면서 15시간 걷는데
진짜 진지하게 손 잘라야되나 걱정했음-_-;

각설하고 GOP의 겨울은 진짜 혹한의 혹한입니다.. 진짜 '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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