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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거울
게시물ID : panic_80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16
조회수 : 174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6/08 2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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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공평했다.


이 세상은 거짓만이 가득하다. 참된 진실이란 극히 드물며 인간이란 그 참된 진실에서 벗어나 거짓으로 빠져드고 마는 존재이다.


인간들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순은 인간을 더욱 더 인간답게 만든다.


그렇다. 인간은 원래 모순된 존재인 것이다...


모순된 행동의 인간들... 가벼운 예를 들어볼까?


흠... 예를 들자면 '외모지상주의'정도??


인간들은 대부분 말한다.


'쿡... 난 외모 같은 거 안 봐.'


'그래. 외모가 뭐가 중요하니??'


'사람은 마음인 거야.'


...


...


과연 그럴까??


위에서도 언급했 듯이 인간은 모순된 존재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겉으로는... 입으로는 외모 따위는 필요없다고 하지만 그런 인간일수록 외모를 중요시하고 더 신봉할 뿐 외모보다 마음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10에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없을지도...


외모는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상대에게 호감을 갖는 첫번째가 바로 외모이다. 마음이 아무리 착하고 좋다고 하더라도 외모가 흉측하다면...


인간은 모순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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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있는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느 하나 더해진게 없으면 빠진것도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비춰보일 뿐이다.


난 거울을 저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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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거울을 저주했다.


매일 아침마다 보게 되는 거울은 날 더욱 짜증나게 했다. 거울으로 비춰지는 내 모습은 끔찍했다.


난 내 얼굴을 혐오했다.


이런 얼굴로 살고 있다는 것이 나에겐 정말 악몽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난 거울을 저주했고 내 얼굴을 혐오했다.


이 세상은 마치 내 얼굴을 비웃는 것만 같았다. 난 자신있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모든 게 끔찍했다. 학교도 나에겐 저주스러운 곳이었다. 모든 학생들이 내 얼굴만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끔찍한 얼굴을... 흉측한 얼굴...


난 싫었다. 정말로 싫었다.


난 자신감이 없었다. 얼굴 때문인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도 자신감 없는 내 모습 때문이 아니었는지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핑계일 뿐... 난 내 얼굴이 바로 왕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와서 그것을 판별해봤자 무슨 상관인가?? 이미 난 따돌림을 받아 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내 얼굴은 흉측하고 그래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다. 그 이외에는 없다.


난 흉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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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난 스스로를 저주하며 살아왔다.


그 날도 그랬다.


그래... 그 날도 난 흉측한 내 얼굴을 애써 가리며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거리에도 사람들은 서로를 지나치며 걸어간다.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조용히 자기 갈 길을 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지나가면 뒤에서는 소근대는 소리가 들렸다. 보나마나 내 흉측한 얼굴에 대한 얘기겠지...


아마도 그들은 내 흉측한 얼굴을 비웃는 것이겠지... 아마도 그렇겠지... 난 더욱더 비참해졌다.


그렇게 난 집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난 우연히도 거울을 보고 말았다.


거울은 전봇대 옆에 쓰레기더미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난 거울을 저주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난 거울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었다.


마치 거울이 날 끌어당기는 것처럼 난 거울에게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거울 앞으로 걸어가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난 놀라움에 경악했다.


거울 속에는 정말 아름다운 여자 하나가 서 있었다. 긴 생머리와 갸름한 얼굴... 약간 슬픈 눈망울을 지닌 모습이 아름다웠다. 난 뒤를 돌아 보았다. 하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손을 얼굴에 대보았다.


그러자 거울 속의 여인도 얼굴에 손을 올렸다.


거울... 그건 나였다. 거울 속의 아름다운 여인은 바로 나였던 것이었다!


난 믿을 수 없었다. 거울속의 여인은 정말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게 나란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거울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난 기뻤다. 그리고 조용히 거울을 집어 들었다.


이상하게도 아무런 무게가 느껴지지 않았다. 난 기쁜 마음에 거울을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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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집으로 도착하자 마자 망치를 잡고 못을 벽에다 박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거울을 걸어놓았다. 그리고 거울 앞에 섰다. 웃었다. 그러자 거울속의 여인도 웃었다.


난 얼굴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거울속의 여인도 얼굴에 손을 올렸다.


기뻤다. 행복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런 얼굴이라면 얼마든지 고백할 수 있었다. 내가 맘에 담아두고 있던 멋진 남학생도 잡아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든지 가능했다.


내일은 반드시 말하리라. 내 마음을...


난 조용히 침대로 걸어갔다.


그러면서도 난 거울을 쳐다보았다.


거울 속에는 행복한 소녀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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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너 뭐야!?"


이상하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아니 난 그저... 그냥 너랑 사귀고 싶다고..."


단호한 대답...


"싫어!"


냉담하기만 하다... 난 그냥 사귀고 싶을 뿐이었다. 이젠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날 받아 주리라고 생각했는데...


슬펐다. 싫었다. 거울 속의 난 예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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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난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나와 거울은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거울속의 난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었다.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었다. 모든 게 싫어졌다.


난 그냥 거울만 멍하니 들여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난 화장실로 들어갔다.


[끼익...]


수도꼭지를 돌렸다. 물이 흐른다... 물에 손을 대보았다. 차갑다... 난 손을 모아 물을 받고는 얼굴에 문대었다. 차가움이 얼굴에 번졌다. 하지만 머리는 여전히 아팠다.


고개를 들었다.


거울...


하지만 이 거울은 달랐다. 이 거울 속의 난 흉측했다. 늘 아침에 보던 얼굴...


"흐윽... 흑..."


눈물이 쏟아졌다. 슬펐다. 화가 치밀었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다시 거울을 쳐다보았다. 흉측한 얼굴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더 이상 이런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졌다. 그리고...


[쨍그랑!!!]


흉측한 얼굴에 금이 갔다. 거울을 부순 주먹에서 피가 흘렀다. 하지만 아무 느낌도 없었다. 그저 아까전부터 있던 두통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조용히 거울로 다가 섰다. 이 거울에서의 난 아름다웠다. 그냥 하염없이 이 거울만 바라보고 싶었다.


거울 속의 아름다운 내 모습... 이제 이 거울속에서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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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골목길... 다른 집과 별반 다를게 없는 어느 한 집에 노란 줄이 대문 사이에 걸려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출입금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길을 지나가던 여인들은 그 집과 노란 줄을 바라보며 얘기한다.


"그 얘기 들으셨어요?"


노란 원피스를 입은 중년 여인이 말한다. 그러자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말한다.


"저 집 말이에요??"


"네. 그 집 말이에요."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비교적 젊어보이는 여인이 끼어든다.


"저 집에서 사람이 죽었다면서요??"


그러자 노란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호들갑을 떨면서 말한다.


"네. 글쎄 저 집에서 학생이 죽었다네요."


"왜 죽었데요??"


"자살 아닌가?? 난 그렇게 들었는데..."


"아니래요... 글쎄 굶어서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자 젊은 여인이 몸서리 치며 말한다.


"세상에... 학생이 굶어서 죽었데요??"


"네. 예전에 저기 쓰레기더미에 있던 초상화 기억나세요??"


"그 소름끼치는 여자 그림이요??"


"네. 근데 저 집에 살던 학생이 그걸 가져갔대나 봐요."


중년 여인이 의아하다는 투로 말한다.


"근데 그건 왜 가져갔대요??"


"글쎄요... 그건 모르겠는데 소름끼치게도 저 집에 살던 학생이 그 초상화 앞에서 굶어 죽었다네요..."


"에휴... 무서워라... 참 안 됐네요..."


노란 원피스의 중년 여성이 노란 줄로 대문이 가로막힌 집을 보며 말한다.


"안 됐죠... 애가 그래도 성실해 보이던 애였는데..."


중년 여성과 젊은 여성이 집을 돌아본다. 그리고 젊은 여성이 한 마디 한다.


"남자애가 그래도 꽤 잘생겼던데..."


여인들이 얘기를 마치고 서로서로 집으로 돌아간다.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는 노란 줄에 가로막힌 대문이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The end-

출처 웃대 탁탁탁master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subject&sk=%B0%C5%BF%EF&searchday=all&pg=5&number=16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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