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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예비군 때 박수받은 썰-TXT
게시물ID : military_80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소군
추천 : 12
조회수 : 164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0/05 17:14:11



동원 예비군 지정부대가 홍천에 있는 포병대였음.


2일차 오후에 사격훈련 있는데 오전에 비가 겁나 쏟아지는 것임.



예비군들을 수송부 차양대에 모아놓고


포대장이 오후에 사격훈련을 진행할 때 판초우의를 입고 사격을 해야한다고 하는거임.


예비군들 다들 말도 안된다면서 '우~ 우~ 예비군을 너무 빡시게 굴린다~ 우~ 우~' 이러면서 야유를 보냈음.


포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체크리스트를 꺼내면서


"그럼 선배님들이 이름을 호명하면 각자 사격 훈련을 실시하실지 열외하실지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함.


예비군들 당근 빠따 하기 싫음.


안해요 라고 하는건 양반임. 호명하면 그냥 양손으로 머리 위에 엑스자만 만들고 그럼.


그러는 와중 내 차례가 와씀.



"예비군 병장 강XX. 꼭 쏘고 싶습니다!!!"


완전 그거- 마시면 힘나는 슈퍼에서 안팔고 약국에서만 파는 피로회복제 옛날 광고 따라서


어리버리한 이병 목소리 말고 군기 바싹 든 일병 4호봉 쯤 목소리로 우렁차게 대답했음.



날 보는 포대장의 눈에서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감격의 물방울이 한 방울 흘러내렸고


우리 포대 예비군 형아들도 박수를 치면서 


'그지? 동원 왔으면 총 한방은 쏘고 가야겠지?' 하면서 


나 이후로 너도 나도 사격을 하겠다고 달려듬.


그리고 우리 포대 모든 예비군이 만장일치로 사격훈련을 진행하겠다고 하자.


그에 감동한 홍천 하늘이 개벽을 하여 


오후에는 비가 그치고 좀 질척하긴 하지만 좋은 날씨 속에서 사격 훈련을 하였음


포대장은 동원 훈련 우수자로 퇴소하는 날 나에게 상장을 꼭 드리겠다고 약속하였지만


그날 저녁 대대장(중령) 정신교육할 때 맨 앞줄에서 코골면서 자다가 끌려나가서 상장 못받음.







(-) 저는 이제 서른줄이 넘어가서 향토 예비군도 모두 끝나고 민방위를 받고 있습니다.

예비군 훈련 중에서는 동원 예비군이 가장 재미있었더랬어요.

지정 부대에서 훈련을 받다보니 같이 훈련받는 형아들은 물론 교관 조교도 친해지고.

훈련 전날 가방에 몰래 소주 챙겨가서 저녁에 자기 전에 빅팜 전자렌지에 돌려서 친한 형들이랑 소주 한잔씩 하고.

한참 카드 마술에 빠져 살던 시절이라 훈련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는 마술 보여주고 그러면서 재밌게 훈련을 받았었드랬죠.


가끔은 지금도 동원 예비군은 가고 싶단 생각이 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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