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되돌릴 수 없는 것들
게시물ID : lovestory_80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69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2/28 21:53:53

출처 : http://goldennoir.tistory.com/571

사진 출처 : http://sh0otsh1t.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SksOq4h4JVA





1.png

박준, 마음 한 철




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하는
싱거운 말로 받아냈다

봄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影幀)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나가면서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 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어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2.jpg

박정대, 되돌릴 수 없는 것들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너의 얼굴을 만지면 손에 하나 가득
가을이 만져지다 부서진다
쉽게 부서지는 사랑을 생이라고 부를 수 없어
나는 사랑보다 먼저 생보다 먼저 쓸쓸해진다
적막한, 적막해서
아득한 시간을 밟고 가는
너의 가녀린 그림자를 본다
네 그림자 속에는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이 담겨있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끝내 사랑할 수가 없어
네 생각속으로 함박눈이 내릴 때
나는 생의 안쪽에서 하염없이 그것을 바라만 볼 뿐
네 생각 속에서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 속에는 사랑이 없다
그리하여 나의 쓸쓸함엔 아무런 기원이 없다
기원도 없이 쓸쓸하다
기원이 없어 쓸쓸하다







3.jpg

황지우, 겨울산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같은 것인데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4.png

나태주, 나의 사랑은 가짜였다

  

 

  

말로는 그랬다

사랑은 지는 것이라고

지고서도 마음 편한 것이라고


그러나 정말로 지고서도 

편안한 마음이 있었을까


말로는 그랬다

사랑은 버리는 것이라고

버리고서도 행복해 하는 마음이라고


그러나 정말 버리고서도

행복한 마음이 있었을까







5.jpg

황인숙, 밤 길




나는 네가 밤길을 걷는 것을 본다
네게서는 달의 냄새가 난다
너는 걷고, 걷고, 걷는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