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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구호선 증미역에서 신논현역까지>
게시물ID : art_80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배우최종원
추천 : 1
조회수 : 4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2/19 00:41:48

 

<구호선 증미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지하철이 구불구불 어둠 속을
지나갈 때마다 못다한 이야기가 울려퍼진다.
괜히 페이스북을 한다.
삼인치 액정에 사랑이 들어있는 듯
자음으로 웃으며 허탈한 기쁨을 쏟아낸다.
눈물이 두뇌 속으로 역류한다.
이어폰에선 기타 소리
사이다 같이 맑고 야들야들한 목소리가
동굴 속으로
못다한 이야기가 울려퍼진다.
소통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눈을 보고 있자니 자음으로 웃을 수는 없겠더라.
(심지어 'ㅎㅇ^^' 같은 것도 하지 못했어.)
목도리에 목을 파묻고 눈동자를 굴려본다.
앞에 앉은 여자 다리에도 눈길이 가지 않고
괜히 하품을 해 보고
모음으로 울기 위해 괜히 페이스북을 한다.
그 곳은 밝디 밝은 세상
신념과 신념으로 가득한
모두의 외로움이 넘쳐 흐르는 세상에서
모음으로 울 수는 없겠더라.
그리운 노랫말을
옮겨 적고,

책을 꺼내들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나는 앉아있고 그저

지하철은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구불구불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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