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 아파트 15층에 살구 있는 사랍입니다. 15층에 이사 올 때 부터 태풍이 너무 너무 무서웠습니다.
매미가 왔을때 이 아파트 유리창이 와장창 다 깨졌다구, 옆집 사람이 말해 주었습니다.
저는 태풍 공포증이 생겼어여...ㅠㅠ
집을 잘 못 샀나바여..ㅠㅠ
이사 오자 마자 저는 창문에 x자로 투명테이프를 3중 처리해서 발라 놓고 떼지도 않았습니다.
볼라벤이 초특급 역대급 기세로 올라온 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5시 칼 퇴근을 하자마자
저번주 일요일날 폐품 처리장에서 주워놓은 신문지를 바르기로 했습니다.
신문지만 바르면 태풍이 와도 안깨진다고 온갖 인터넷 사이트, 매스컴, 티브이 , 신문, 친구 , 회사 사람한테
들었으니까요.
신문지만 있으면 우리집을 지킬 수 있을거야.!!
한시간인가 걸려서, 신문을 다 붙였습니다.
미리 말 해 두는데, 물을 정말 듬뿍 뿌리고, 중간 중간 또 뿌려주고, 마무리로 또 뿌려주고
분무기로 뿌린거 아닙니다. 2리터 생수병 뚜껑에 송곳으로 구멍 뚫고 물총 쏘듯이, 샤워기 뿌리듯이
그냥 막 쏘았습니다. 완전 적신 상태였습니다.
하루 종일 일 하구 와서, 또 한시간 동안 신문지를 붙인다구 앉았다 일어났다, 허리를 접었다 폈다 했더니
허리도 아프고 온몸이 쑤셨습니다.
치킨 시켜서 맥주 두캔 따고, 라디오 스타 다시보기를 했습니다.
샤워하고, 맥주 마시면서 라디오 스타보다가, 웃다가 정신놓고 있다가
문득 베란다를 보니, 신문지가 떨어져 나가구 있었습니다.
....
...
고작 삼십분이었을뿐인데...
우리집 베란다 틈으로 바람이 조금 세어 들어오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더 빨리 떨어지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시간 마다 물을 뿌려주라고?
나혼자 밤샘하면서 물을 뿌려주면 출근은 어떻게 하나...
저의 멘탈은 산산히 붕괴됨...
결과는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