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이야기는 저의 실화임을 밝힙니다.
2편에 이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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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잠시만요"
"왜요. 뭐 생각난게 있어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왠지 여기서 멈춰야 겠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건 뭐지? 이상하네..."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잠시 집중하시더니 웃으시면서 내게 말씀하신다.
“왼쪽 밑에 구덩이 한번 보세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1m가량의 크기에 깊게 파여있는 살짝 물이 담겨있는 구덩이가 보였다.
“토끼가 보이고요.. 뱀… 개구리…”
이런 동물 영가는 처음 보았다.
웅덩이라서 그런가?
그래서 동물 영가들이 못 빠져 나오고 웅덩이에 모여 있는 건가?
“자세히 다시 봐보세요”
다시 집중해서 보았다.
앗!
어떤 20대 여자 영가가 구덩이 안에 약간 채워져 있는 물속에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누워 있기 보단 빠져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어둡게 더러워져 있는 한복 같은 옷이 물에 젖어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 영가가 누워있네요”
“보이지요? 저 영가가 멈추게 했어요.”
“살려달라고요?”
“그렇지요.”
이렇게 신기할 수가…
사고가 날 때 갑자기 앞이 안 보인다거나, 환청이 들리게 하는 그런 현상들.
바로 영가들이 사람에게 하는 영력의 힘의 작용이다.
이 영가도 자기가 살고 싶었기에 내 마음에게 왠지 멈춰야 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것이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하기사 지금 이 모든 자체가 색다르긴 하지만…
“이 영가는 살려주고 가도록 해요. 너무 불쌍하고 비참해 보이네.”
이 물에 잠겨 있는 쓰러진 여자 영가는 너무 힘이 빠져 있는 상태라 쉽사리 일어나질 못했다.
제령식의 시간을 한동한 가진 후에야나 자리에 일어났고,
움직이는 모습을 본 후 우리는 다시 가던 길을 걸었다.
선생님과 여러 대화를 나누면서 현재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 신기하고도 사람들에게 절대 쉽사리 믿기도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글을 적으면서도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그렇게 주차장 입구에 다다랐을 때이다.
주차장에 다다르기 전에 작은 폭포수와 함께 계곡물이 흐르고 거기를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가 있는 곳을 건너가고 있을 때이다.
(실화이기에 정말 그 장소가 있겠지요?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선생님께서 웃으시면서 말씀하신다.
“여기 한번 봐보세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폭포수 쪽을 바라 보았다.
‘헉! 설마?’
“보이지요?”
“선녀 맞아요?”
“맞네요. 나도 처음 보네요. 선녀가 목욕을 하고 있네”
정말이었다.
선생님은 내게 어떤 영가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다.
그리해야 내가 제대로 보는지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말 선녀다.
이 글을 읽는 분 선녀 아시죠? 동화책에 나오는 선녀!
선녀라고 알 수 있었던건 일반 영가들과는 전혀 다른 기운이었으며,
확실히 달랐다.
모습도 선녀다운(?) 분위기였다고 할까나?
어쩌면 선녀가 본인이 선녀라는 것을 알려줬을 수도 있겠다.
그런 선녀가 계곡물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내가 보이는 건 긴 검은 머리에 약간 파마가 있었고 상체만 보였는데 왼쪽 모습이었다.
날씬했고(말랐다고 해야하나?) 왼팔을 뻗은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왼팔 위로 물을 살며시 뿌리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얘기하는데 ㅅㄱ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기운을 느껴보라 하신다.
히야.. 부드럽다.
부드럽고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라고 할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선녀에서 느껴지는 건지 그 폭포수 자리에서 느껴지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선생님께서 가자고 하신다.
벌거벗은 여자 몸 언제까지 볼거냐고… ^^
발걸음을 내려오면서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정말 선녀? 내가 선녀를 봤다?
한편으론 내가 영가도 보는데 선녀도 보이는 건 당연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선생님도 그 오랫동안 이 일을 하시면서 처음 보셨다는데 난.. 참 운이 좋았다(?) ^^;
내려오는 길에 아까 그 구해준 여자 영가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기쁜지 손을 흔든다.
신령님께서도 하늘에 떠 계시면서 계속 우리를 마중 하시는 건지 쳐다보고 계신다.
어쩜 나의 결정을 약간은 초조한 마음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리고 있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이제 집으로 출발하였다.
운전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내가 이 길을 걷는다는것.
흔치 않는 길을 걷는다는 것.
어쩌면 손가락 받을 수도 있는 이 길이라는것.
많은걸 경험하고 나의 능력을 확인한 날이었다.
확실히 말로 듣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이니라.
내가 경험하하면서도 어리둥절한 이 느낌을 알까?
한편으론 선녀를 봤다는 사실에 여운이 한동안 맴돌았다. ^^
내가 선녀를 봤다고 말한다면 과연 누가 믿어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