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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다녀왔습니다.avi
게시물ID : travel_69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옳은소리
추천 : 28
조회수 : 201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5/24 09:39:17





6년전 겨울, 제 손에 들린 수능 성적표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등급란에 새겨진 낯선 숫자들...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조차 죄스러웠고, 저는 그저 방에 콕 박힌채 말 없이 침전해 있었습니다.

그 해 12월 말, 이렇게 방구석에서 빌빌거리며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는 싫다는 생각이 들었고, 
훌쩍 제주도로 떠나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심하다 싶을만큼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지나가다 보이는 귤밭에서 귤서리를 하며 밥을 대신했고(사장님 죄송합니다ㅠ), 
숙박비 몇 푼 아끼고자 모닥불 앞에서 노숙하며 밤을 지새기도 했습니다.
여행 내내 비와 눈이 몰아쳤고 역풍 때문에 자전거는 제대로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헛말로라도 '쾌적한' 여행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던, 그런 여행. 
날씨는 좋지 않았고, 주머니에 돈도 없었으며, 저는 어렸습니다.

집 안에서 답답한 시간들을 보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었을까요?
그렇게 힘든 여행이었음에도 저는 그 며칠동안 미칠정도로 행복했습니다. 

푸른 밤하늘에 총총하게 맺혀있던 별빛이, 
가로등에 하얗게 반사되며 내리는 눈송이가, 
집에서 꾹 닫혀있던 내 마음을 활짝 열어제끼는 파도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자유로운가! 여행이란게 이런거구나!! 
여행에 대한 판타지를 가득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와서 다짐을 했습니다. 

"다음엔 세계일주를 해야지."

학교를 다니는 중에도, 군복무를 하는 중에도 여행을 하겠다는 꿈은 버리지 않았고, 
마침내 그렇게 5년이 지나 작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개월에 걸쳐 당시의 다짐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간들이었고, 목표했던 꿈을 이뤘기에 미련 남지 않고 속이 시원하네요.


아래는 여행을 다니며 제가 찍었던 동영상들을 편집해서 만들어본거에요.
이런 UCC는 처음 만들어보는거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완성해보니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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