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사실 반 낚시고 실은 일본 근현대 문학 수업인데 근현대 시대의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해서 발표해야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제가 맡은 소설은 호리 다쓰오 라는 작가의 불타는 볼인데 대표작으로는 바람 불다가 있습니다.
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최근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서 논란이 있던 작품이 이 소설의 이름을 따온 건 맞는데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하네요..
하여튼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더니 번역서는 커녕 소설가에 대한 설명도 몇 건 안 나오길래 어쩔 수 없이 제가 직접 해석을 했는데
1930년대에 나온 작품이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일본 블로그를 보니까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는 BL!'이라는 소감을 달아놓으신 분도 있었네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번역한 도입부 부분 조금만 보여드릴게요
(전략)
나는 그들중에 가장 조그마했다. 나는 그들로부터 따돌림 당하지 않도록, 괴로운듯이 담배를 피우며 아직 수엽도 나지 않은 볼에 주뼛주뼛 면도날을 대거나 했다. (중략)
이렇게 나의 탈피는 벌써부터 계속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일격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중략)
그리고 나서 나는 더욱더 여전히 가지각색으로 불타는듯한 붉거나 자줏빛 꽃들이 피어있는 화단 안을 어슬렁 거렸다. 그 때 그 화단에 T자 모양을 이루며 맏닿아 있는 식물실험실 안에서 유리문 너머에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쪽을 보자 그 사람은 우오스미 라고 하는 상급생이었다.
"이리 와봐라. 현미경을 보여주지."
그 우오즈미라고 하는 상급생은 내 배는 될 정도로 큰 남자로 원반던지기 선수를 하고 있었다.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그는 그 때 우리들사이에서 유행하던 그리스조각이 그려진 독일제 그림엽서 중 하나인 디스카스베르페르라고 하는 것에 조금 닮아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하급생들에게 그를 우상화하게 했다. 만, 그는 누구를 향해서도 언제나 남을 바보취급하는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나는 그의 마음에 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식물실함실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우오즈미 혼자 말곤 아무도 없었다. 그는 털이 많은 손으로 조심성없이 프레파라트를 만들고 있었다 (중략) 나는 그것을 보기위해서 신체를 새우처럼 구부릴 수 밖에 없었다.
"보이나?"
"네에..."
나는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계속 지으면서 다른 한쪽의 현미경을 보지 않는 눈으로 조용히 우오즈미의 동작을 엿보고 있었다. 조금전부터 나는 그의 얼굴이 이상한 모양으로 변화한 것을 깨달았다.
그 실험실안의 밝은 광선의 탓인지 그것이 아니면 그가 언제나 쓰고있던 가면을 벗은 탓인지 그의 뺨의 살은 묘하게 느슨해져있었고 그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게다가 입가에는 끊임없이 소녀처럼 갸냘픈 미소를 넌지시 비추고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아까 막 본 한마리의 꿀벌과 낯선 새하얀 꽃이 떠올랐다. 그의 뜨거운 호흡이 내 볼에 닿아왔다.
나는 무심코 현미경에서 얼굴을 들었다.
"이제,저..." 라고 손목시계를 보면서 나는 우물거리며 말했다
"교실에 가야해서...."
"그러냐."
어느샌가 우오즈미는 교묘하게 새로운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쯤 파랗게 되어있는 나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그는 평소의 사람을 바보취급하는 걱 같은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나는 왜 이걸 번역하고 PPT까지 만들어 발표까지 해야하는가..ㅠㅠㅠ공개 처형 DEATH요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