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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07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무너무좋아
추천 : 3
조회수 : 81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14 00: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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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

오늘도 어김없이 문자가 왔다.

[예수의 품 안에서 행복하세요]

"지랄...쑈하네..."

푸쉬알림으로 뜬 텍스트 내용은 저렇게 따뜻해보여도 메시지를 눌러 확인해보면,

근조화환 사진.

매번 꾸준히 나한테 이런 좆같은 문자를 보낼 것 같은 새끼라면 주위에 딱 한 명.

무책임의 끝을 보여줬던 내 새끼의 애비자식 외엔 떠오르질 않는다.

젊은 나이에 내가 그 새끼의 애를 뱄고, 낳았다.

물론 그 새끼는 내가 애를 뱄다고 고백하자 마자 쌀쌀 맞게 굴기 시작했고,

나도 그 새끼와 그 가족으로 부터 내 애를 지키기 위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자

결국 폭언과 폭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난 끝내 내 애기를 지켰고

그 때 당시 이 새끼와 문자를 나눈 내용들을 모두 캡쳐하고, 내 몸 가득한 멍자욱을 촬영해 SNS에 올렸었다.

그것은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가 되어 그 개새끼는 그대로 매장이 됐다.

그 이후 수차례 우리집에 찾아와 행패를 부려 피난하듯 이사도 몇 번이나 하고, 지금 난 부모님과 내 신변을 위해

그 새끼는 물론 친구들 마저 모르는 여기 이 반지하방에 내 새끼와 안착해있다.

어젯밤부터 잠을 못 자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렸고 그 안에 담겨있을 더러운 텍스트들과 역겹고 소름끼치는 이미지들이 상상되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핸드폰을 무음상태로 하고 잠을 청하려고도 해봤다.

그 어떤 소리나 진동도 울리질 않았지만 핸드폰에선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의 감각이 내 눈에 느껴지면 온몸에 소름이 돋아왔다.

영화 주온의 처녀귀신이 감은 눈의 어둠 속에서 스멀스멀 형상화되는 것 같았고

두려움과 괴로움에 신음하며 감은 눈 채로 눈물을 흘렸을 땐, 흐르는 것이 눈물이 아니라 핏물 같았다.

'제발 날 좀 가만히 놔두라고!'

라고 크게 소리 질러버렸을 땐 이미 곤히 자고 있던 내 새끼를 망각하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리며 깨어났다.

"으앙! 으앙!"

어젯밤 내 모든 건 끝이 났다.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린 정신은 오직 하나 만을 원하고 있다.

내 앞엔 내가 목을 졸려죽인 내 새끼.

내 손엔 내가 목을 졸려죽인 내 새끼가 널부러져 있는 사진.

그 새끼가 그간 내게 보내왔던 좆같은 문자들.

오늘 내가 이 한 장의 사진으로 그 개새끼에게 복수하고, 자수하겠다.

2.

"살려주세요!"

"예, 경찰입니다. 상황이 어떠하신가요."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저하고 우리 엄마아빠 죽이려고 해요."

"남자친구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그게 왜 필요한데요? 빨리 와주세요..."

"말씀해주셔야 돼요. 그 쪽 성함은요?"

"이 씨발. 미친새끼야 엄마아빠 죽기 직전이라고 빨리 와주세요 제발."

"진정하시고, 얼른 두 분 성함부터 말씀해주세요."

"씨발 미친새끼. 잘 뒤질게요 수고~"

사진을 보냈는데 그 새끼가 반응이 없길래 경찰을 부른 건가 싶어
방 한 구석에서 자살 할 지, 이대로 체포되야 할 지 고민에 빠졌을 때
갑자기 문자가 한 통 오길래 확인해보니 우리 부모님 집 앞에서 찍은 그 새끼의 사진이었다.

112에 전화를 했는데 미친놈이 자꾸 성함 타령을 한다.
누가 죽었다고 해야 출동할 것 같은 느낌에 다급하게 다시 최근 통화목록에서 통화를 눌렀다.

"제가 사람을 죽였어요. 제 딸이예요. 제 딸을 죽여서 제 딸애비한테 죽은 딸 사진을 보냈어요. 근데 딸아빠가 제 부모님 집 앞에서 칼들고 그런 사진 저한테 보냈어요.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제발."

"그랬어요? 주소가 어떻게 돼요?"

"서울 강서구 XXX XXX 반지하 집이에요. 빨리 와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가겠습니다."

한 숨 돌렸다.

제발 아무 일 없었으면 하고 핸드폰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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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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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에 한번 올린 적 있던 소설을 손을 좀 보고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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