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0년도 더 된 끔찍한 꿈
게시물ID : panic_807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11
조회수 : 164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14 18:26:00
옵션
  • 펌글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보통 남성입니다,

이 이야기는 10년 이상, 그러니까 제가 고등학생 때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저는 장례식장에서 부조금을 넣는 통 앞에서 조문을 오는 분들께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일가 친척분들이 상을 봐주셨고, 저는 가끔 심부름이나 하며 삼일장을 치루는 중이었죠.

발인 전 날 밤까지 꼬박 22시간 동안 장을 지키다 너무 피곤하여 잠깐 쪽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잠깐 동안 눈을 붙인 뒤 아버지와 교대해드리려고 갔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상집에 저만 홀로 있더라구요. 이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었습니다. 그저 며칠 동안 씻지 못 해 찝찝한 몸만 긁적이며 매점을 향했습니다. 매점으로 가는 길은 상가집 바로 왼쪽 코너로 돌면 나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매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돌아갔는데, 저는 제눈을 의심했습니다. 상가집에 고인이 모셔진 관이 사라지고, 모든 장례도구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는 걸 그제서야 이상하게 여긴 저는 휴대폰을 찾기 시작합니다. 허나 제 휴대폰은 어디에도 없고, 근처에 아무도 없어 당황하던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이건 꿈인가?.. 꿈인 것 같은데.."

몇 초 정도 지났을까요?.. 몸이 뜨거워지다가 갑자기 눈을 떠 보니 정말 꿈이었습니다..


저는 부조통 옆구석에서 쪽잠을 자고 있었고, 깨고 난 뒤 찝찝한 마음에 세안을 하러 화장실로 갔습니다.

화장실은 어둑 어둑한 것이 불이 다 된 모양입니다. 비누가 없어 수돗물에 대충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뒤에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수를 1분 정도 한 터라, 죄송한 마음에 금방 자리를 피해드리고 휴지를 찾으러 변기쪽으로 갔는데 텅 비어 있었습니다. 대충 옷으로 닦으려고 셔츠를 걷는데 옆에 남자분이 손수건을 건네주셨습니다.

세수를 해서 얼굴을 닦아 뭐해, 괜찮다고 거절한 뒤 다시 장례식장으로 가려는데 남자분이 제 손에 손수건을 쥐어주시곤 나가버렸습니다, 저는 대충 얼굴을 훔치고 손수건을 돌려드리러 나왔는데 그 남자는 사라졌습니다.

별생각 없이 주머니에 손수건을 집어 넣고, 저는 다시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다음 날 발인을 하고, 선산에서 머물다,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서 밀린 잠을 자려고 샤워를 하고 바로 침대로 향했습니다.

몇 분 안 돼서 바로 골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잠이 들다 몽롱한 기분이 들면서 무언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보고 있는 것 같은 이 느낌....

눈을 슬며시 떴을 때.. 장례식장에서 봤던 그 남자분이 저를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소리를 지르려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저를 보며 오싹한 미소만 지을 뿐.. 몸이 움직이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피곤했던 몸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저 눈동자만 깜빡일 뿐..

그 때 예전 영화 "킬빌"에서 주인공이 경직된 몸을 풀 때 발가락을 움직였던 장면이 뇌리를 스쳐, 저는 발가락부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발가락.. 무릎.. 골반쪽이 움직이는 걸 확인하곤 이불을 박차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무조건 부모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방에 계신 할머니에게 부둥켜 안기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저 포근한 그 품에서 점차 안정을 취해갈 때쯤.. 할머니는 제 주머니에 있는 손수건으로 제 눈물을 훔쳐주신 뒤 조용히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저는 아직 무서움이 남아, 따라 나가려고 하는 순간. 그 순간 뭔가 잘못됐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습니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너무 반가운 마음에.. 너무 그리운 마음에..

돌아가신 할머니였다는 걸 알았으면서..


그렇게 다시 기절하듯 시간이 가버렸습니다..










눈을 뜨자 장례식장 안에서 저는 졸고 있었고, 갑자기 불안한 마음에 바지 주머니를 막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엔.. 할머니 휴대폰이 들어있었습니다..


나중에 발인을 할 때 장지에 할머니 휴대폰을 같이 묻었습니다...


고인이 죽기 전까지 지니고 있었거나, 평소 자주 사용하였던 유품은 절대로 몸에 지녀선 안 됩니다.
출처 웃대 낑깡스프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pg=0&number=71501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