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디가서 내가 얼마나 군대에서 대단했는지, 힘들었는지 내세운적은 없지만, 군생활의 기억이 힘들때마다 "지금보다 더 죽고싶을 때도 나름 잘 버텼지" 라는 위안과 의지의 표상이 되어 줍니다.
공익 면제인 친구들 낮게 보는건 아니지만, 주변에 공익 친구들 많은 와중에 고통스러운 현역복무 잘 버티고 나왔다는 사실로 자존감이 더 세워지기도 하고요. 다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면 부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에 와서 군대 못 간 친구들 하나도 부럽지도, 억울하지도 않아요.
"군대가야 남자된다"는 말에는 전혀 동의 할 수 없지만, 저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군생활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점이 있다고 느낍니다. 1. 위에서말한 고난의 내구력 2. 빨래 설거지 정리정돈 능력 3. 눈치가 좀 없고 싹싹함과 거리가 멀었던 저를, 헬조선 특화인재로 개량.(개인적으론 가장 크게 배운점이라 생각합니다.) 4. 그 흔한 반장 부반장등 학급임원 한번 못해봤을 정도로 유약했던 제가 처음 리더를 맡으며 책임감을 가지고 소대원들을 이끌어본 경험
어처구니 없는 박봉으로 청춘의 시간을 착취당한건 이미 지나가버린 슬픈 사실이고, 우리나라의 형평성 어긋난 쓰레기 군대제도를 옹호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당연히 불합리하고 착취적인 현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그러나 군생활의 추억과 전역자로서의 나름의 자부심이 한쪽에서는 한남 군무새라 조롱당하고 한쪽에서는 헬조선에 쇠뇌당한 노예취급 당하는 현실이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