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오른발의 마법사' 데이비드 베컴(33, LA 갤럭시)이 애용하는 프리킥의 기술은 일명 '바나나킥'이라 불리는 낙차가 큰 스핀킥이다. 과연 이 마법의 비밀은 무엇일까.
베컴의 프리킥에는 한 가지 중요한 물리 법칙이 작용하는 데 그것은 바로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다.
실제 베컴의 발을 떠난 축구공은 대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날아가는데 공의 오른쪽 부분은 앞에서 날아오는 공기의 흐름과 부딪히면서 압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공의 왼쪽 부분은 공의 회전 방향과 공기의 흐름이 일치해 압력이 낮아지게 된다. 이때 축구공은 똑바로 날지 못하고 압력이 낮은 쪽으로 커브를 틀며 급격한 방향 전환을 일으킨다.
이러한 현상은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 구스타프 마구누스가 포탄의 탄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해서 '마그누스 효과'라고 부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시절때부터 하루에 수 백개의 프리킥을 연마했던 베컴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자신의 프리킥에 물리학적인 요소가 작용하는지 스스로 알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난 1997년 6월 4일 프랑스에서 열린 브라질과 프랑스의 프레월드컵에서 세계를 경악시킨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UFO 킥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당시 골문 앞 37m지점에서 그가 왼발 아웃사이드로 찬 프리킥은 프랑스의 수비벽 오른쪽을 벗어난 뒤 마치 비행접시가 날아가는 것 처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프랑스 언론이 'UFO 킥'이라고 극찬했던 그의 프리킥은 당시 축구 팬에게 커다란 충격을 선사했다.
카를로스의 UFO 킥이 골문 앞에서 급격히 방향을 전환한 이유는 앞서 베컴과 달리 프리킥의 순간 위력이 공기의 마찰력을 상회했을 정도로 매우 강력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의 UFO 킥은 초당 10회전에 순간 속력이 무려 100k/m가 넘었다. 이때 공 주위에 발생한 공기 막으로 인해 공과 공기 사이의 마찰력이 생기지 않았고 공이 골문 앞 4m까지 날아갈 때까지 방향 전환을 일으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4m 지점을 통과한 이후 볼의 속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때 공기 막이 사라지면서 공이 마그누스 효과에 의해 거짓말처럼 골망을 가른 것이다.
또한 프리킥 상황 시 키커와 수비벽 사이의 안전거리가 9.15m인 이유 역시 마구누스 효과에 기인한다. 앞서 사례와 같이 마그누스 효과는 공의 비행속도, 질량, 주변 공기의 흐름에 따라 편차를 보이는데 축구 종주국 영국은 기나긴 연구 끝에 수준급 키커들이 프리킥을 차면 마그누스 효과가 9.15m를 지나서야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보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축구공이 직선 운동을 하기 때문에 선수가 직접 맞았을 경우 치명적인 부상을 야기한다. 결국 마그누스 효과로 인해 새로운 축구 규칙이 생겨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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