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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지긋지긋한 하루가 또 온다.
게시물ID : gomin_1100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이파
추천 : 4
조회수 : 3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26 03:16:59
모르겠다.
그 튼튼하던 남동생을 보내고 나서
장신이 착실히 피폐해진다.
동생조차 거두어간 죽음이 
언제라도 나 역시 거둘 수 있다는 걸 알기에
1분 1초도 자신을 위해 쓰려 노력하지만
둘이어야만 비로소 하나였던 우리였기에
너를 보낼 때 내 영혼도 반 정도는 뜯겨나간 듯
공허하기만 하다.
살아야 하는 건가? 사는 것에 의미는 있는 건가?
부질없는 생각이란 걸 알면서도 
불안함이랄까, 상실감이랄까...
잠을 이룰 수 없다.
여섯 시 기상인데 잘 수가 없다.

어머니,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시고
공감하지 못하신다고 했었죠.
내 자식을 그리 보낸 판에 
남의 자식 보내는 게 뭐 그리 대수냐면서요.

하지만 어머니.
5년 전 타국에서 남동생의 시신을 앞에 두고
귀찮은 듯 자살로 처리하자던 영사관 형사도
저기서 애들 죽으라 구경하던 해경들도
다 나라가 잘못된 탓이잖습니까.
그런 놈들이 엘리트랍시고 억울한 사람을
계속 만드는 거라고요.

어머니, 그래서 저는 진실을 말하는 일을
오늘도 할 겁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이 다 저에게서 등을 돌려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동생도 지키지 못한 저에게는
나처럼 억울한 사람 자꾸 나오는 세상과
싸우는 일이 아니면 의미 부여가 되지 않아요.
망자가 산자의 영혼을 죽였지만
산자는 망자로 하여 살아갑니다.
그 지독함이 오늘도 제가 마주해야 할 현실입니다.
그래도, 괴롭지만 나는 오늘도 이 형벌을 피하지 않으렵니다.
그렇게 나약할 자격조차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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