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고민이나 하소연이나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은 많았다. 난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했고 진심으로 들어주고 아파해주었고 위로해주었다. 그들은 너밖에 없다고, 진심으로 고마워했고 난 그들이 다시 생기를 찾는 모습이 좋았다. 하지만 정작 내가 힘들어 그 사람들을 찾으니 그들은 하나같이 바쁘거나 때마침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거나 내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자기 말만 하기 일쑤였다. 그 피치못할 사정이란 것은 단순히 귀찮아서였거나 술 약속 같은 것이었거나... 힘들어 하소연하고 싶고 잠시 기댈 곳을 찾았을 뿐인데... 이젠 화도 안난다. 지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털어놓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냥 하루쯤 내 말을 가만히 들어주고 힘내라고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가슴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