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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초딩때 뭣모르고 벽에 낙서했다가 귀신본 썰
게시물ID : panic_80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라고
추천 : 27
조회수 : 4127회
댓글수 : 57개
등록시간 : 2015/06/17 18: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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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베스트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핸드폰으로 쓰려고 했는데 렉이 너무 심해서 포기(...) 급한 불 끄고 돌아오니 결국 이 시간(...)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반성합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써논 글을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읽어주셔서 깜작 놀랐습니다. 첫 글이라 두서없이 그런 점 너그러히 이해해 주세요. 주신 비공과 댓글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추천 유도나 친목 의도는 절대 없었음을 밝힙니다. 새로 쓸까 하다 두고두고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수정으로 올립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비도 오고 하늘도 꾸리꾸리한게
오싹한게 생각나서 써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고민하다가 걍 음슴체로 씀 

긴 말 안하고 시작해봄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음

그 해, 필자는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이사했는데
그 주택이란게 좁은 골목에 있는 작은 2층집이었음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가로등도 골목입구와 끝에 하나씩 있어서 저녁이 되면 진짜진짜 어두웠음
오죽했으면 놀다가도 해가지면 퍼뜩 들어갈 정도로

중요한건 집 바로 옆에 폐가가 하나있었는데
앞에서 설명한대로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거실에서 보면 바로앞에 그 폐가 창문이 보일정도였음

기도원?으로 쓰였다는데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겠고, 가끔 사람 몇몇 드나들던데 얼마안가서 다 나왔음
집도 굉장히 크고 앞에 정원도 있는 듯 하고 커다란 나무도 하나 심어져 있었음

꼬꼬마 초딩이었던 필자는 가끔 옥상을 통해서 그 폐가에 왔다갔다 했는데, 집 안에 들어가진 않고 
놀이기구 타 듯 난간에서 뛰어놀고 그랬음 
집이 워낙커서 계단도 많고 발디딜 곳도 많았음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짓이었음

그러던 어느날 학교 끝나고 집에오니 집에 혼자 뿐이었음
여느 때랑 다름없이 그 폐가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좋은 생각이 번뜩 난거임

그 집이 벽은 이상하게 깨끗한 곳이 많았음 아마 기도원으로 쓴다 어쩐다 할 때 페인트칠 한번 한 듯
필자는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초딩이라 깨끗한 벽과 12색 크레파스만 있으면 남부럽지 않게 놀 수 있었음 
집에 낙서하면 엄마한테 등짝 맞으니 그 때는 그 집에 낙서하면 엄마한테 안 혼날거라고 생각한 거임

그래서 내가 제일좋아하는 핑크색과 살색을 들고 폐가에 들어갔음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열심히 벽에 낙서를 해댔음
근데 낙서라는 게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글도 쓸때가 있잖슴?
미쳤다고 폐가 벽에다가 
내 이름을 쓰고 나옴

내 악몽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음 

그날밤 꿈을 꿨음
굉장히 생생한 꿈이었는데, 내가 폐가 안에 있었음 
어떻게 알았냐면 창문너머로 우리집이 보였음
나가려고 했는데 문이 안열림 

그때부터 좀 무서워지기 시작함
어떻게든 나가보려고 다른 문을 찾았는데 
그 때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림 
진짜 우당탕탕 소리를 내면서 올라옴 
덜덜 떨면서 있는데

쾅! 소리와 동시에 잠에서 깸

그때가 새벽이었는데, 그 날 다시 잠들지 못함  
 
다음 날,

막상 아침이 되니 필자는 멀쩡했음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해야하나, 꿈에서는 무서웠는데 깨고보니 아무렇지 않았음 
물론 그 날폐가에는 안갔음  

근데 그 날 깊게 못 잔 탓인지 필자는 학교 다녀오자마자 잠이 들었음 

그리고 또 꿈을 꿈

이번에도 폐가 안에있었는 데 이번에는 어떤 여자가 멀찍이서 날 바라보고 있는 걸 봄
미친 그 때부터 진짜 개무서웠음 
얼굴이 기억나진 않는데 매우매우매우 하얗고 마르고 목이랑 머리가 길었음 
눈이 마주쳤는데 그 여자가 날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음 
깨지도 못하고 서로 한참을 보고만 있었음 
그러다 엄마가 저녁밥 먹으라고 깨워서 인남

그 뒤로는 좀 제정신이 아니었음
잠들기 무서워하고 밥도 잘 안먹고 그랬음 
마치 뱀이 서서히 목을 조이는 것처럼 드문드문 그 꿈을 꾸고 그랬음

그러던 어느 날이었음

필자는 당시 동생과 함께 방을 썼음
방에는 이층침대가 있었음 
높은 곳이 좋은 꼬꼬마는 당연히 위에서 잤음

새벽이었는데 
갑자기 눈이떠짐

그 이층침대에는 자면서 떨어지지 말라고 난간같은 게 있잖슴?

그 쪽으로 돌아누워 자고 있었는데 

눈뜨자 마자 난간에 손가락하나가 걸쳐져있는 게 보임

검지 손가락이었음 

꿈인가해서 다시 눈을 감았는 데 이상하게 잠이 안오는 거임 

그래서 다시 눈을 뜸

손가락이 네 개로 늘어나있었음

미친

그 뒤로 나는 눈을 꼭 감고 절대 뜨지 않으려고 했음 

주위가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음

보통 동생 숨소리가 들렸는데 그 날은 안들리는 거임

속으로는 막 주기도문이랑 외우면서 식은땀 흘리고 있었음

근데 갑자기 귀에 훅 하고 바람같은 게 닿았음 

갑자기 누가 속삭이는 거임 

꺽꺽대는 여자 목소리로 

얘, 이름이, 뭐???

이러는데 순간 비명을 지르면서 일어남 

눈을 뜨니 다행이도 이른 새벽이었음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서 엉엉 울었음

엄빠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니 놀라서 달려왔고 
필자는 눈물을 그칠 줄을 몰랐음
뭐라고 해야하나 이건 나중에 안 건데 엄빠랑 같이있으면 꿈을 꾸지 않았던 거 같음
걱정하던 엄빠는 필자가 꿈 때문에 그랬다 하니 당연 엄마는 니가 애냐고 등짝을 때렸음 

그 뒤로 필자는 혼자 자는 것에 거의 경기를 일으키다 싶이 했음 

잠드는 것도 무서워서 불을 켜고 자거나 티비를 틀어놓고 자거나 그랬음 

그렇게 말라 비틀어질 것 같은 생활을 며칠이나 계속 했음 

입맛도 없어지고 꾸벅꾸벅 졸다가도 놀래서 일어나고, 
오죽했으면 할머니가 보약까지 지어주고 그랬음

그러다 결국 일이 터졌는데,

솔직히, 그 날 일은 아직까지도 모호함

꿈인지 현실인지 기억이 애매하다는 뜻임

정확한 건 엄빠가 늦게 들어온다고 한 날이었음 

집에 혼자있기 싫었던 필자는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놀다가 해질녘쯤 집에 들어가기로 했음 
핸드폰도 뭣도 없었던 시절이라 한참을 놀다가 적당히 어둑어둑해질 쯤 집에 도착했는데

우리 집 앞에 누가 서있는 거임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꺼먼 여자였는데, 

문앞에 바짝서서 문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음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쫘악 돋았음

필자는 직감적으로 그 여자가 꿈에 나왔던 여자라는 걸 알 수 있었음

도망가야지 했는데 갑자기 발이 안떨어짐 

눈이 마주치면 끝장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진짜 무섭고 소리도 안나오고 그랬음 막 마음 속으로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랬는데 여전히 몸은 안움직였음.

딱 그 여자와의 거리가 다섯걸음 정도 떨어져있었는데 

내가 굳어서 서있으니까 여자가 이쪽을 돌아봤음

눈이 마주쳤음

그건 확실하지만 

기절했는지 어쨌는지 필자는 그 뒤로 정확하게 기억이 안남

그 뒤에 기억은 꿈 같다고 해야하나 지금은 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음 

정신이 들었을 때 필자는 그 여자를 피해 폐가 안으로 들어와 있었음

그 여자는 보이진 않았음

하지만 계속 쫒기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음

다행이 집으로는 안들어가고 폐가 안에 있는 정원? 뒤뜰에서 헤맸는데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 폐가 안에는 큰 나무가 있어서 그 뒤에 숨었음 
이유는 모름 그냥 큰 나무가 보여서 그랬던 거 같음 

한참을 그렇게 숨죽이고 있었는데 

끼익, 문소리가 났음 

그 여자가 들어왔구나 

하필이면 왜 여기 들어왔지, 이런 생각은 못하고 이제 죽는구나 싶었음

사람이 극한의 공포를 느끼면 숨이 잘 안쉬어지고 사지가 내 맘대로 안된다는 걸 그 때 앎

진짜 너무 무서워서 눈 꼭감고 억지로 울음참으면서 숨어 있는데

갑자기 내 머리위로 

뭐가 툭 떨어짐

순간 놀라서 비명이 터져나왔음 

막 으어어억엉엉 엄마아아아!! 이러면서 뒤로 나자빠졌는데

그 어두운 와중에 자세히 보니 필자의 핑크색 크레파스였음

하지만 그 때는 길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음 

소리를 질렀으니 들켰다는 그 여자에게 생각이 들었음 

막 엉엉 울면서 크레파스를 줏어들고 문까지 눈감고 전력질주 했음 

뒤에서 끼야약?? 이런 소리가 나고 바람부는 소리도 들리고 무언가 쿵 부서지는 소리도 들리고

난리도 아니었음 하지만 필자는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앞만보고 달렸음

그리고 정신이 드니 

필자는 그 여자랑 마주쳤던 그 자리에 기절해 있었고 

옆집 할아버지에 앞집 누나에 엄마에 아빠에 필자를 안아들고 막 소리치고 있었음 

필자도 엉엉 울다가 엄빠와 함께 병원에 실려감

병원에서는 영양실조와 신경성 뭐시기라고 하면서 약을 처방해주고 링겔맞고 하루 입원해 있었음

필자는 그 뒤에도 무서워서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는 건 안비밀이지만 

몇 주간 할머니집에서 지냈더니 썩 괜찮아졌음

마치 커다란 똥을 싼 뒤처럼
그 일이 있은 뒤로 무슨 이유에서 인지 그 여자는 꿈에서도 안보였고 
한 두달 지나니까 꿈 꾼 것 처럼 잊혀져갔음

물론 일의 원흉이었던 크레파스는 갖다버렸음

신기한 건 그 분홍색 크레파스가 그대로 크레파스 상자안에 들어있었다는 거였음 
필자가 들고나왔다고 생각했던 건 뭐였을까 생각해봐도 당시 기절했을 때 필자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함

낙서해놓은 걸 확인해 본 건 다다음 해였음

거짓말처럼 벽은 깨끗했음

그리고 그 때 확인해서 안 건데 내가 숨었던 커다란 나무는 은행나무였음
지금 떠올려봐도 무지막자하게 컸는데 그 정도가 그 폐가 옥상을 가뿐히 넘을 정도였음
왜 당시 은행나무인걸 몰랐냐 하면 
관심이 없었기도 하고

가을이면 보통 은행이 열리고 떨어져서 썩고 그러잖음? 근데 그 나무는 은행이 안열렸음
숫나무인가? 암튼 그냥 계속 자라기만 한거 같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나무가 필자를 구해준 게 아닌가 싶음

지금은 당시 살던 집에서 이사왔는데
이사갈 때쯤 그 나무를 꿈에서 봤음 

필자가 집 옥상에서 그 나무를 건너보고 있었는데
그 나무가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잎 하나가 내 쪽으로 날아옴 
 
그 때 꿈인데도 필자는 울컥하는 기분에 울었음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음 

이야기는 여기서 끝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당시 엄청 무서웠는데 트라우마라고 하기까진 내가 잘 기억이 안남
그 여자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그 폐가도 잘 기억이 안나고 

그냥 악몽을 꿨던 것 같은 느낌임

누가 무서운 이야기 해달라고 할 때 한번 씩 꺼내는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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