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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왔는가
게시물ID : readers_13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랑하였다
추천 : 0
조회수 : 1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27 12:23:48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소슴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한울을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드리바더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깃버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구러도
그래도 넘치는 깃븜에 가슴이 미어질듯 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스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듯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꺽구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심훈, 그 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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