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일본 토요타 본사에서 렉서스의 연구 개발을 총괄하는 타카시 야마모토 부사장을 만났다.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인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빤한 변명을 예상했다. 그런데 그의 반응은 '돌직구'였다. 프리미엄 꿈꾸는 현대차가 새겨 들여야 할 이야기였다.
"유럽 업체들은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렉서스는 이제 25년째지요. 설령 50년이 더 흘러도 75년의 격차는 좁힐 수 없을 거예요. 게다가 토요타와 비교하면 렉서스는 가상 조직과 같아요. 연산 60만~70만 대의 작은 브랜드지요. 우린 양적 성장보다는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의 지위를 갖추기 위해 묵묵히 좋은 차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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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산하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사실 렉서스는 국적 때문에, 뱃지(태생) 때문에, 디자인 때문에(!) 폄하당하는 면이 없잖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브랜드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JD파워 만족도 조사(초기품질 및 내구성)에서 항상 수위권을 유지한다는 건 자동차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두 번쯤은 들어보셨을 이야기일 겁니다( 2009년에 3위를 했는데 이 때가 14년만에 1위에서 내려온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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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차 구매 3년 후 만족도(신뢰도?) 조사를 의미하는 VDS...
이러한 넘사벽을 자랑하는 품질의 뒤에는 수석 엔지니어 스즈키 이치로가 있었는데 스즈키는 수시로 엔지니어들에게 스위스제 손톱깎이 이야기를 했고 합니다.
"전 세계 어디서든 손톱깎이를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제 손톱깎이만큼 정밀도를 갖춘 제품은 없지요. 이 차의 모든 측면이 그래야 합니다. 비교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비교를 불가능하게 하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렉서스 미야타 공장에서 근무하는 22명(2015년 기준)의 '타쿠미(장인)'가 달라붙어 차체 패널 간 간격이 0.2mm가 넘으면 C등급으로 간주하여 재조립, 그 이하만 통과시킨다고 합니다.
기억나는 오너들의 렉서스에 대한 평을 대략적으로 요약해보면
특징이 없어 심심하고 잔고장이 없어 차를 바꾸고 싶으나 바꿀 핑계가 안 생기는 차, 센터는 오일 갈러 가는 곳, 예약 안 하고 가도 바로 정비가 되는 한산한 센터, 고장이 없어 정비할 일이 없으니 실력이 늘지 않는(?) 센터 직원(...)
1983년에 MB와 BMW를 능가하는 고급 세단을 만들자는 Circle-F라는 토요타 사내 비밀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끊임없는 완벽의 추구(The Relentless Pursuit of Perfection)'라는 슬로건으로 1989년 LS400을 출시할 때까지 6년 가량 시장과 경쟁사를 연구하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미국 대형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강타합니다.
▲당시 LS400 광고, 본넷 위에 쌓아둔 와인잔이 140마일 이상 밟는데도 쓰러지지 않는 데 대해 David Horowitz가 '저거 주작일걸'이랬다가 본인이 진행하는 쇼에서 역관광당해 화제가 되었죠.
그 후에 럭셔리 SUV를 표방하는 RX를 출시하며 현재 렉서스 판매량을 건인하고 있고요..
세계 최초로 대형 럭셔리 자동차에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다던가 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RX시리즈(그것도 미국 한정이죠..)의 선전 이외에는 거의 폭망 수준...인데다가 슈퍼카나 고성능 스포츠카라고 내놓은 LFA나 RCF같은 애들도 판매량 폭망에 성능도 경쟁사 차량들(GTR이라던가...NSX라던가...)에 못 미치는지라 현재는 내구도 말고는 내세울 게 없어보이기도 하는 게 현실인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극저조한 판매량의 원인은 1. 반일감정 2.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디자인 3. 디젤..디젤...디젤.... 4. 극악의 프로모션(토요타 코리아야 판매량을 늘리고 싶으면 프로모션을 좀 하란 말이다...특히 RX랑 ES요...) 정도로 요약되겠죠..
엄..마무리가 안 되네요.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는 브랜드라 내심 응원하고 있는데 이런 소리 함부로 하면 또 매국노 소리 들으니 조심스럽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