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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과 같이 자는 게 고민이라던 사람입니다. 어떻게 할지 결정
게시물ID : soju_8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주절주절
추천 : 22
조회수 : 177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5/18 19: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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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위 두 글의 댓글 달아주신 분들에 대한 답변 글입니다. 익명으로 글을 쓰다보니 댓글로는 답변을 못 드리고 이런 방식을 쓰고 있네요. 그리고 위 글을 읽지 않으면 오해할 여지가 많은 글이니 위 두 글을 안 읽으셨다면 꼭 위 두 글 먼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데 글쓰는 거 다 필요없다는 식으로 몇몇 분께서 말씀하셨지만, 제 스스로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냥 힘내라고 한 마디 했던 분들조차 제게는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살았었는데.. 그러니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러고 있었겠죠... 장기간 방치란 단어를 쓰셨던 전공자분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맞습니다. 제가 동생을 보호한다기 보다는 방치하고 있었네요.

일단 제가 먼저 정신과 상담을 받는 방법을 먼저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바뀌어야 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동생에게 "이러면 안 돼"라는 말도 못하는 상태에서는 아무런 진전도 있을 수가 없겠죠. 부모님 기일이 다가오고 있어서 당장은 못 다니고 동생 상태 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다니기 시작하려 합니다.

적당한 시기에 애완견 키우는 것도 말해 보려고요. 애완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유기견 분양을 생각을 해봤는데 유기견은 사람을 좀 경계하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 해서 걱정이네요. 생각해보니 잘 교육 받은 애완견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잘 알아보고 하도록 해야죠. 시기는 동생 생일이 좋을 것 같아 그 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것은 좀 힘들테니, 단계적으로 서서히 집에 식물도 키우고, TV시청도 권하고, 과외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가면서 말이죠. 이런 간단한 생각들을 왜 혼자서는 못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식물 같은 건 거부감도 거의 없을테고 첫 계단을 오른다는 생각으로 하기 딱 좋아보이네요. 조언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여기까지가 제 결론입니다. 아래는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이 아래로는 읽으실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답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글쓸 때는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동생의 우울증에 대해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동생이 우울증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평소에도 잘 웃고 애교도 부리고 하는데 부모님 생각이 날만한 무언가가 있으면 그럴뿐이죠. 아직 부모님이 돌아가신지 2년도 되지 않았으니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유에서 부모님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면 아직도 울컥할 때가 많거든요. 제가 단편적인 면만 서술해서 이런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2. 술에 대해
제가 술을 자제해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는 말을 좀 오해하신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외출을 자주 못하니 주로 소주 한 짝씩 사놓고 먹는데요. 다 먹으려면 두세 달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치맥도 가끔 시켜먹기도 합니다만 맥주는 더 적게 먹고요. 인사불성될 정도로 먹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보다 자주 먹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동생은 술 먹은 저를 더 좋아합니다. 성격이 좀 무뚝뚝한 편인데 술 먹으면 닝글닝글해진다고 좋아하더군요. 동생은 술을 안 먹지만, 술 먹을 때 주로 동생과 같이 있습니다. 치맥 시켰을 때는 당연히 같이 먹고, 소주 먹을 때는 동생이 안주도 해주고 그러죠.

단지, 술에 대해 제가 걱정하던 것은 처음에 돌직구 던지신 분 말씀대로 밤에 같이 자는데 이것 때문에 실수를 할까봐 걱정이었죠. 그래서 직업 상 밤낮도 별로 의미없고 하니 앞으로 낮에 먹으려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같이 누워서 안고 있을 때는 나쁜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술을 먹어도 앉아서 얘기할 때는 그런 생각 안 합니다. 그냥 앉아서 얘기할 때도 여동생에 대한 나쁜 생각을 한다면 정상이 아니죠.

3. TV 및 미드시청에 대해
현재 거실에 있는 TV는 전에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데코레이션에 불과합니다. 저도 무한도전, 나가수를 즐겨봅니다만, 컴퓨터로 해드셋 쓰고 봅니다. 동생이 공부한다고 소리 들리는 것도 싫어해서요. TV 및 미드시청도 적절한 시기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권해보도록 하겠습니다.

4. 집에 오는 사람은 있는가
배달음식 시키는 사람들은 현관까지 오고요. 정말 집 안까지 오신 분들은 올해 냉장고 새로 사면서 운반 및 설치해주신 분들 외에는 기억이 안 나네요. 이럴 때면, 당연히 동생은 문 닫고 자기 방에 들어가 있고요.

5. 정신과 의사 및 각종 상담하시는 분을 집으로 모시는 것에 대해
일단 제가 정신과 상담을 받고 그 분이 괜찮은 분인 것 같으면, 한 번 부탁드려볼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저도 믿을 수 있는 분인지, 이게 좋은 방법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동생의 꿈이나 목표에 대해
당장 동생의 목표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죠. 원래 학교 다닐 때도 성적이 좋았고, 집에서도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시간 딱딱 맞춰서 모의고사도 보는데 점수도 잘 나옵니다. 제가 주로 전자쪽 논문 한영 번역을 하고 있다보니 영어/수학/과학 쪽은 제가 다 가르쳐줄 수도 있고요. 전문적인 강사처럼 체계적으로는 못 가르치겠지만 모르는 것들 답해주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사실, 질문의 의도는 대학 이후 직업 등을 뭘 하고 싶냐는 것이었을텐데, 아직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가끔 그냥 이렇게 계속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되겠죠.

7. 과외에 대해
과외도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시켜봐야겠네요. 수능 준비하고 있는 터라 명분도 확실하고요. 전 왜 이런 간단한 생각을 못했을까요? 사실 오래 전에 생각해봤지만 스스로 안 될거야..라며 무시해왔던 방법들 같아요. 단계적으로 하나씩 해 나가야겠네요.

8. 종교에 대해
대부분의 광신도가 제 동생처럼 정신적으로 허약할 때 종교에 기대기 때문에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종교에 기대는 것은 좀 안 좋을 것 같습니다.

9. 운동에 대해
제 동생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지만 저는 집 안에서나마 바쁘지 않을 때면 하루 1~2시간씩 꼭 운동을 합니다. 벤치 + 바벨 + 덤벨 + 이지바 + 원판 총 100kg 정도 집에 구입해 놓았습니다.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 집 안에서 유산소운동은 좀 제한되지만 무산소운동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10. 가까운 친인척에 대해
가까운 친인척은 없습니다. 짧게 설명하자니 오해를 하실 것 같고, 자세한 얘기를 하자면 길어질 것 같네요. 저도 부모님께 단편적으로 들은 것밖에 없고, 친척분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11. 식물에 대해
아마 이게 가장 첫 번째 시도가 될 것 같네요. 거부감도 거의 없을 것 같고요. 오래 살고 잘 안 죽고 예쁜 걸로 한 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12. EBS 달라졌어요.
6부 막말하는 아이, 엄마는 부재중을 잠깐 봤는데, 모자이크도 전혀 없이 나가네요. 동생이 내년에 대학도 가야하는데 오히려 이런 문제가 세상에 알려져서 또 상처를 받는 건 아닌가 걱정되어 출현은 좀 힘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읽어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에 꼭 좋은 소식으로 다시 글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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