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으하하하하... 그럼 삼성은 왜 또 관두신겁니까? 간단하게 정리하면.
김: 내가 있을 곳이 아니었던 거죠. 중간에도 사실은 우여곡절이 많아서 여러 번 그만 뒀어요.
뭐 하기 싫지만은 계약 변호사를 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해서 서초동에 계약을 한 적이 있어요.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 가지고. 출근을 며칠씩 안하기도 하고. 몇 번은 그만 뒀어요.
근데 그쪽에서도 내가 빨리 그만 두는 게 부담스러웠을 거고 뭐 여러 가지 사유로 계속 말렸는데...
총: 삼성입장에선 첫 번째 검사 영입 케이스 인데 더군다나...
김: 예. 그런 게 작용했죠. 그래서 자기들도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될 지도 좀 어려워 했던 게 있었던 거 같고.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서로 노력을 해야 된다 그런 식의 입장이었던 거 같고.
실제 그런 식의 배려를 많이 했어요. 인사 문제랄지 내가 그만둘 때도 회사를 골라라.
부사장 진급을 지금 하던지, 연말에 하던지 시기도 내가 결정해라.
부부가 한 2년짜리 해외여행도 가라. 이런 식의 온갖 좋은 제의를 해도 제가 참 못된 것이
아 그거는 애완견의 삶이지, 인간의 삶은 아니지 않냐. 그렇게 간단한 결론이 나더라구요.
애완견의 삶이지, 인간의 삶은 아니란다.
김: 엑스파일 직접 들어 보셨어요?
총: 녹취 풀어논 거는..
김: 아니 직접 들어봐야 싱싱한데. 생생해요 그거~
총: 으흐하하하하.
김: 그거 들어 보셔야 되는데..
총: 그걸 보고나서는 아, 얘네들은 종범이 아니고 주범이구나.
근데 삼성을 생각한다는 보고나서는 아, 주범 수준이 아니라 수괴구나.
김: 예를 들자면 이건희는 사장회의 같은 데서, 저도 참석을 해봤으니까 알죠,
대통령쯤 되는 사람이 째쨰하게 말야, 이런 식으로 말을 해요.
총: 자기가 대통령보다 한참 위에 있는 거네요.
김: 맞아요. 그리고 그걸 다들 공감하고 있어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황제를 모시고 어전회의 하고 있기 때문에...
총: 아니 회사가 무슨 종교집단도 아니고.
김: 아니에요, 종교집단이에요.
총: 종교집단이다, 겪어 본 바로는?
김: 예. 사이비 종교에선 교주가 없으면 신도들은 자기 인생도 없는 걸로 생각하잖아요.
총: 에이 삼성 정도에 들어간 사람들이...
김: 다는 아니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일 수밖에 없죠.
총: 그런 사람들이 결국 진급을 할 수밖에 없다..
김: 그렇죠. 그런 사람들만 남죠. 그래서 의외로 명문고,
명문대 나온 잘난 사람들은 많이 안 남아요.
총: 오히려..
김: 예. 사장단 중에 경기고 출신이 한 두어명 밖에 없어요.
서울대 뭐 이런 곳은 비율이 아주 낮아요. 나름대로 자존심 있다,
잘났다 하는 사람들은 못살아 남는 거에요.
총: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못 견디는 거군요.
김: 예. 못 견뎌요.
========================================
총: 이건희는 알겠어요. 이재용은 어떤 사람입니까.
김: 스몰 이건희죠. DNA가 딴 데서 옵니까. 똑같아요.
총: 사고방식이 똑같다?
김: 똑같아요. 판박이죠. 군대 안 간 거까지 똑같잖아요.
총: 으흐하하하하
김: 그 타고난 부라는 건 인간을 제대로 인간으로 대하는 걸 힘들 게 해요.
총: 부의 개념이 없겠군요.
김: 부의 크기가 권력의 크기라는 걸 알죠.
총: 제 말은 일반적인 돈의 개념은 없겠다...
김: 없죠.
총: 그럼 일반인들이 어떤 걱정과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김: 모르죠. 그게 문제죠. 전혀 모르죠. 그런데 돈으로 사람을 부릴 수 있다는 걸 알죠.
정치가 어쩌네 뭐네 해봐야 몇 푼 주면 꼼짝 못한다는 걸 알죠. 돈의 위력을 알죠.
총: 돈만으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김: 예. 그렇죠. 돈으로 다 돼요. 그러니까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생기면 답답해해요.
이 사람들이. 굉장히 답답해하죠. 그러니까 돈에만 강해져 버리면 되요. 그럼 걔들 아무 것도 아녜요.
총: 삼성 이기는 길은 하나네요. 돈에 강해지는 거.
김: 예. 기본적인 먹고 사는 거 해결되면 무리한 욕심 안 부리고 돈에 강해지면 되는 거예요.
제가 검사되기 전날 목민심서를 읽었는데. 안 읽었어야 되는 걸 읽은 거라.(웃음) 거기에 이런 말이 나와요.
청렴하면 저절로 위엄이 생긴다. 그리고 쓸데없이 관가에 출입하는 놈들 조심해라. 뭐 그런 말도 나오고.
그걸 난 머릿속에 담고 있었어요. 근데 우리 공직자들, 금융감독원이든 재경부든 검찰이든 어디든.
아니 주는 봉급만으로 폼나게 살아 버리면 얼마나 무서운 집단이에요. 근데 그걸 포기하잖아요.
총: 조금 더 이재용을 이해할 만한 일화는 없습니까.
김: 제가 물어본 적이 있어요. 룸싸롱 가봤냐. 가봤대요. 백화점 상품권은 써본 적이 없더라구요.
몰라요 그게 뭔지. 일부러 줘서 백화점 상품권을 써 보게 해 봤고. 전철도 타 봐라.
예를 들면 사장단 자녀들이 결혼하는데 축의금을 얼마를 낼지 몰라요. 돈에 대한 개념이 없어요.
뭐 그런 건 어려울 수는 있어요. 돈에 대한 개념이 일반인들하고 다르니까.
예를 들자면 둘째 딸이 백만 원도 안 되는 옷을 누가 입느냐고 하거든요. 근데 어떨 때 보면 되게 짜요
그래서 옆에서 사소한 것까지 가르쳐 줘야 되죠. 가장 큰 문제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랄지,
같이 살아가야 되는 사람들에 관한 연민이랄까, 법은 지켜야 하는 거란 생각이랄까,
그런 의식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죠. 세금은 왜 내야 하는지 그런 걸 몰라요.
뭐 군대를 어떻게 빠졌는지 모르지만 저랑 골프 몇 번 쳤는데 골프 잘 치거든요.
그런데 허리디스크로 군대 빠졌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되죠. 빠질 수 있더라도 갔다왔어야 하는 건데.
총: 그런 의식 자체가 없는 데 뭘..
김: 그럼 떳떳하잖아요.
총: 기본적으로 내가 남들한테 떳떳하다는 걸 입증해 보여야 할 이유를 못 느끼는 거죠.
불편하면 돈으로 다 사면 되니까.
김: 그렇죠.
총: 이 사람들은 무서운 게 없겠네요.
김: 굉장히 무서워하는 게 있어요.
총: 뭐죠?
김: 형벌. 처벌을 굉장히 두려워해요. 진짜로 덜덜 떨어요. 그런 위치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총: 뭐 고생 해본 적도 없고 모욕 받아본 적도 없으니까.
김: 그래서 사돈이 구속될 때랄지 이럴 때, 조카가 구속 됐을 때 그럴 때 뭐 형무소도 좀 섭외를 해라,
관리를 해라...(웃음)
총: 형무소를 섭외해라. 정말 웃긴다.
김: 참 황당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총: 골 때리네.
======================================================================
총: 그럼 재판장에서 아들 이야기하면서 울고 그런 것 역시 그런 공포심이 바닥에 깔린 거겠군요.
김: 그런 거죠 예. 최후의 복귀랍시고 일선 회장 복귀한 것도 아직 애들을 못 믿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총: 어떤 위기감
김: 저 놈이 아직 경험도 없어가지고 뭔 일을 당하면 어쩌나.
내가 좀 더 확실히 챙겨가지고 단단하게 좀 해놔야 되겠다..
총: 지금까지 법적으로는 삼성을 옭아맸던..
김: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자기들끼리는 생각하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안 봐요.
냄새나는 거를 보자기로 덮어놨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나쁜 짓을 하던게 하루아침에
그 버릇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계속 그 짓을 하고 있죠. 범죄는 계속 되고 있는 거잖아요.
계속 되는 범죄는 언젠가 다시 문제가 되는 계기만 있으면 반드시 문제가 되는 거죠.
결국 삼성 문제 해결은 시민의식이라고 저는 보는 거죠.
총: 근데 노무현한테는 왜 그렇게 빡빡하게 굴었죠? 검사들이? 검사와의 대화도 그랬고.
김: 휴우.... 그건 검찰의 시각에서 보자면 이런 거예요.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고 검사 임명권자예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검사들을 모아놓고 맞짱을 뜨냐..
총: 그런 의식이 있었다..
김: 예에. 그래서 검찰 쪽에서는 당신도 청탁 했지 않느냐고 대든 것이고, 거기에 대해 자기가 궁지에 몰리니까
논리적으로 답도 못하고 막가자는 거냐고 얼버무렸다고 하는 인식. 그래서 그 대화 이후 검찰은 검찰대로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또 운동하던 시절 검사 앞에 무릎 꿇고 반성문 써봤던
사람이니까 그런 감정도 좀 남아 있었던 것 같고..
총: 아무리 그래도 자신들의 임명권자인 대통령이란 말이죠. 예를 들어서 이명박하고 대화를 했다고 쳐 보면...
김: 검찰의 시각에서는 모욕을 당했어요, 그 당시에. 왜냐면 강금실을 법무부장관으로 보낸 순간.
총: 그건 왜 그렇죠. 왜 강금실을 보낸 것에 모욕당했다고 느낀 거죠?
김: 강금실이란 분은 그때 검찰의 과장급 정도였어요. 검사장도 안 되었고. 법무부 과장급 정도였고
그런 사람들이 동기였어요. 게다가 검찰 쪽 경험이 없는 사람이고. 또 거기다가 여성이잖아요.
그러니까 검찰 내부에서는 무슨 딸내미네 뭐네 오만 소리가 다 있었고. 장관으로 온 사람한테.
상사인데 인사를 안 했잖아요. 경례를 안 했어요. 장관 임명을 하고 할 때도 전부 정식으로 경례를 안 했어요.
총: 그러니까 검찰 입장에선 자신들만의 권위와 전통을 대통령이 인정해 주지 않는다..
김: 예. 그렇죠. 그런 모욕감 같은 게 집단적으로 작용을 했을 거예요. 노무현대통령은 개혁을 위해서
그랬을 거지만. 뭐 실제로 모욕을 줄려고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그 분이 국무의원들 선임한 걸 보면
양복 안 입는 사람을 국무의원으로 선임한달지. 뭐 이창동씨나 그런 분들. 넥타이를 매 본적이 없는 사람들.
국무의원 구성이 희화화된 거 아니냐 하는 의식이 있었고. 그리고 되자마자 검찰에서 보고하는
청와대 팩스선을 끊어버렸잖아요. 진짜로 보고채널을 끊어버렸어요.
총: 진짜로.
김: 예.
총: 그건 권력자로서 대단한 결정 아닙니까?
김: 대단한 거지만 바보죠.
총: 바보...
김: 바보죠. 니들 신세 안 지고 정치하겠다. 대단한 거예요. 심지어는 국정원까지요.
근데 국정원이 왜 존재합니까.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그 큰 국가기관을 신세 안 지겠다니
이건 뭐 폐지해야죠.
총: 그 외에도 노무현이 만만했던 걸까요. 검찰들 입장에선?
김: 그런 면도 있죠. 옛날에 내 앞에서 반성문 썼던 놈이라 하는 식의.
보호감찰 대상이었을 시절에 아마 한 달에 한 번씩은 와서 반성문 썼을 거예요.
총: 노무현 수사 할 때도 보면 노무현에게 아주 가혹하게 대하잖아요.
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많이 부족했죠. 부족 정도가 아니라 비열한 수사였죠.
저도 전직대통령 수사 했어요. 저야 뭐 1조쯤 해먹은 사람을 하니까. 명분이라도 있죠.
근데 이건 뭐 시계를 뭐 받았네, 안 받았네 참 치사하더라구요.
총: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검찰 입장에서 보자면 강금실을 보내 자기들 자존심 상하게 했고
그리고 나서 자기들과의 보고라인을 끊음으로 해서 검찰을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존재로 전락시켰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그리고 또 만만했던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야, 이제 너 잘 걸렸다 이런 것도 있었겠네요.
이번에 확실하게 조져줄 게 이런 것도 있었겠군요.
김: 그렇죠. 당연히 작용했죠. 계속 공수처니 하면서 검사를 수사하는 조직을 만들려고도 했었잖아요.
그런 것도 작용을 했죠.
총: 복수심도 작용을 한 거네요. 신났겠습니다, 검찰에서는.
김: 그렇죠. 그런 면도 있죠. 근데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했잖아요. 뇌물죄에는 사형이 없어요.
무기징역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그 양반이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한 거는, 자포자기라고 저는 생각 안 해요.
마지막으로 승부 걸어 버린 거다. 그걸로 검찰수사의 정당성을 없애 버렸잖아요.
총: 그럼 검찰이 박연차 수사를 한 것은 처음부터 당연히 노무현을 타겟으로 한 거다...
김: 저는 그렇게 봐요. 수사는 절대 무차별 난사를 하면 안 돼요. 표적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표현해요. 국궁이다. 양궁은 딱 표적을 보고 쏘잖아요. 그런데 수사는 국궁이어서
어느 쪽을 보고 쏜다고 쐈는데 산등성이를 넘어서 어디 가서 맞을 지는 사실 몰라요.
이놈이 먹은 줄 알았는데 돈 따라 가다보니 저놈이 먹었더라. 이런 게 있을 수 있죠.
=====================================================================
김용철 변호사가 제시하는 '깨끗한 검찰 만들기' 방법
총: 오늘은 여기서 일단 마무리해야겠네요. 시간 관계상. 마지막으로 검찰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검찰 조직 특성상 내부적으로 문제를 느껴도...
김: 개인이 느끼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총: 그러니까 검찰이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죠?
김: 불가능해요. 삼성이고 검찰이고 내부적인 정화기능이 안 돼요. 그거는 절대 안 되요.
최근 검찰 사태도 몇 명 좀 문제 되면 그들만 자르는 거죠. 그리고 넘어가요.
나머지는 그대로 누리던 이익을 향유하고 갈 거예요. 이걸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부패에 대한 확고한 문제의식을 가진 정치집단이 정권이 잡거나 아니면 전체적인 시민의식이 향상되거나.
대통령의 검찰 인사권을 빼앗고, 검찰정장 검사장을 주민 직선제로 바꿔버리고.
총: 미국에서 그렇게 하죠?
김: 예. 여러 나라에서 그렇게 해요. 그렇게 하면 최소한 국민들 눈치를 볼 거 아니에요.
임명권자가 국민인데.
====================================================================
오늘 국정 조사에서 삼성이 나온 것을 보고 최근 특검 얘기도 있었고 해서
이 분이 다시 떠올랐었습니다.
이너뷰 전부를 읽기 원하시면 아래 링크를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