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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급식 문제 때문에 알면 좋은 농산물 인증에 대해서...
게시물ID : sisa_5181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닭발은세개
추천 : 1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28 00:18:13
먼저 게시판이 적당한지 모르겠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글은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귀농한지 4년차에 접어드는 귀농 농부입니다.
거주 지역은 경남 하동이구요.
현재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먼저 농산물 관련 인증이 몇가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 세 가지만 만 알려드릴께요.



GAP인증(우수농산물 인증제도)

이건 제 주관적 판단으로는 사실 그다지 좋지 않다고 봐요. (제 주관적 소견입니다)
그 이유가 "우수농산물" 이라는 문구가 상당히 오해를 불러 일으키거든요.

이유는 GAP 역시 일반 화학농약 사용을 허용한다는 겁니다.
물론 기준치 이내지만요.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게 아니라 일정 기준치까지
허용해 주는 인증입니다. 이상하게 이 인증을 더 쳐주더라구요. (예전에 광고도 하고)

일반 소비자가 볼 때 뭔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 오해를 줄 수 있거든요.

대게 대형마트나 급식납품 업체들이 주로 요구(선호)를 합니다.
이유는 농가에서 사실 농약 안치고 키우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입니다.
(꼭 보면 한 두 농가가 몰래 기준치 이상의 농약을 치는 곳이 있어요)

왜냐면 하우스라는 시설이 거의 1년 내내 비닐이 덮여 있기 때문에 병충해가 꼭 있어요.
땅이라는 것도 숨도 쉬고 해도 충분히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거죠.
자연적으로 재배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토경(흙에 심는)의 경우는 병충해가 필연적이에요.

땅(흙)이 쉬지 않고 작물을 키워내기 때문에 토양내 유용한 미생물이나 요소들이
사실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물론 3~4년에 한 번씩 땅을 쉬게 해주는 농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농약을 안쓰는건 아니거든요. 한 해 쉬었다고 땅이 회복되진 않아요.

자연스레 농가에서 병충해가 심할 땐 좀 쎈? 약을 쳐야 해요. 안그러면 1년 농사 망치니까요.
농사꾼은 1년치 먹고 살 돈을 농작물에서 버는 것이다 보니 안그럴수도 없구요.
그래서 농약을 치면 땅은 산성화 되고 병충해가 더 쉽게 올 수 있는 상태가 되죠.
그걸 만회하기 위해 다시 농약을 칩니다. 악순환이죠.

그러니 납품을 받는 입장에서는 GAP를 좀 선호를 해요. 혹시 모를 잔류농약 검출 문제 때문에요.
이름도 그럴 듯 하구요. 참 애매한 인증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농가 입장에서 친환경농자재 사용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일반 농약 한병에 5천원이면 친환경자재는 2~5만원이 훌쩍 넘는데다 효과도 일반 농약보다
그리 좋지는 않아요. 그런데 주 납품처(주로 농가는 경매시장을 보냅니다)에서 친환경 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의 낙찰가는 차이가 없어요.

왜냐면 맛과 겉모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구매자들이 아무래도 이쁜고 보기 좋은 과채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굳이 인증을 받을 필요성을 못느낍니다.
인증받아봐야 귀찮고 생산비만 올라가니까요.

뭐 그렇다고 너무 부정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요즘 농약들이 약효가 좀 약해요. 대게 3~7일 이 지나면 잔류성분이 없어진다고 하더라구요.
(우스게 소리로 예전엔 농약먹고 자살한다고 하지만 요즘엔 농약 먹고 쉽게 안죽는다고 하더라구요. 그...그라목손 이런거 빼구요)
그래도 불안한건 사실이죠.

또한 농가에서 양심적으로 적정 농약을 꼭 사용한다는 보장도 없으니...

여담으로 저희 삼촌이 저와 같이 친환경무농약 인증을 받았다가 잔류농약 검출되서 인증 취소 됐어요.




친환경유기농(친환경인증제도)

제가 볼 땐 이게 가장 좋은 인증제도 인 것 같습니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말 그대로 유기농이죠.

화학농약, 화학비료 사용금지 입니다.
인증이 까다로운 만큼 인증 갱신기간도 짧습니다.
1년마다 갱신해야 하거든요. (이런 점에서 볼 때 유기농 재배 농가는 존경스럽죠)

시중에서도 유기농 과채류는 더 비싸죠. 그럴만 이유가 있습니다.

특별히 예방이나 방제를 위해 "친환경유기농자재" 외 직접 제조한 유기물(화학자재가 아닌) 자재가 아니면
사용해서는 안되는 까다로운 인증입니다.

실제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인증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농사를 짓는 저도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는 분을 근처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친환경농자재 지원사업 공문에 해당 농가 리스트에서나 한 두 분 본 것 같네요.
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하동 지역에서도 몇 안된다는 거니 그 만큼 받기 힘든 인증입니다.

이렇다 보니 시중에서는 보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농사를 짓는 저도 아직 주변에서 못 봤으니까요)

유기농 과채의 경우 꽤 쎈 병충해가 오면 그냥 농사 접는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수확은 하겠죠. 멀쩡한 녀석들은.... 그래서 납품처에서도 가격은 제법 인정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던 돈이 여유가 있다면 유기농 과채를 드세요.




친환경무농약(친환경인증제도)

제가 받은 인증이 이것인데요. 그나마 시중에서도 보기 쉬운 인증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화학적 농약은 금지, 화확비료는 일정 기준에서 사용가능입니다. (과다 사용 금지)
그나마 농가에서도 인증받기 비교적 수월한 인증입니다. 인증 갱신 기간은 2년 입니다.

다만 작물에 따라 다른데 토마토는 비교적 받기 쉽습니다.

화학비료의 경우 비료가 바로 작물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고 땅속 미생물들이 분해를 해서 식물이
먹을 수 있게 바뀌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아요. 물론 제가 모르는 문제가 있을 수 있겠죠.
아직까지는 문제가 된 사례를 크게 보진 않았어요.

문제가 되는거는 과다 또는 결핍에 따른 작물의 피해이지 수확물 자체의 유해성 문제는 아닌 것 같거든요.
또한 작물에 따라 주어야 하는 필수 비료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칼슘제인데요. 칼슘제는 주로 과의 경도를
높이는데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제가 없어요. 유기농 제품중에... 있다고는 하는데 살 수가 없으니...
그렇다고 만들기도 어렵고..(계란 껍질로 어떻게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따라서 작물에 따라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는 화학비료가 있기 때문에 유기농산물을 재배하기가 그렇게
힘든거에요. 다만 화학비료는 분해가 되어 흡수가 되기 때문에 현재의 검사방법으로는 화학비료를 준건지
유기농 비료를 준건지 알 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농약방 사장 왈)

그래서 유기능인증으로 넘어가는건 농가의 양심 문제라는데... 저도 참 고민입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순환농법(재배한 작물을 다시 갈아서 땅으로 돌려보내는 농법)을 해 봤습니다.

이게 좀 위험해요. 작물에 병이 있으면 그 병균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거든요.
그래도 그거 감안하고 해 보고 있네요. 최소한 작물이 먹은 요소를 다시 돌려주는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2년전에 폐기된 친환경저농약인증이 있는데 아마 GAP와 동급일 듯 싶네요.
이게 저농약 인증이라는 말 자체가 참 모호하거든요. 인증인데도 농약이란 단어 때문에 그다지 좋게
다가오지 않는 인증인 것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없어진걸지도...



참고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들이 사용하는 "친환경유기농자재" 라는게 있는데 반드시 농진청에 목록고시가
된 제품이어야 합니다. 간혹 농약방 가 보면 "친환경적" 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야매 농약들이
종종 있는데 시골 영감님들이 혹 하는 부분이죠. 상술이란 고작 글자 몇자로도 가능하다는걸 느낍니다.

"친환경유기농자재"는 대게 유효 길항 미생물을 기본으로 하는 농자재들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비쌉니다. 제가 사용하는 제품 중에는 1Kg에 5만원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200g 짜리 한 통이 2만원인 것도 있습니다. 하아...

저의 경우 토마토 심기 전 방제비용으로 사용하는 돈이 100만원은 훌쩍 넘어갑니다.
단지 하우스 3동 할 뿐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늘 부담스러워요. 그나마 인터넷으로 카드할부 구매를 하니까 버팁니다.
현금주고 사기엔 너무 큰 액수거든요.



여담으로...
제 주변에는 거의 딸기 농가들인데요. 딸기 참 맛있죠. 달콤 새콤...
하지만 농약을 모종 때부터 달고 사는 작물이 딸기에요.
그래서 언젠가 부터는 그렇게 많이 먹진 않아요.

그렇다고 효과 좋은 쎈 농약을 쓰는 농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이 가끔 쓰시고 3~50대 농부들은 적절한 농약 씁니다. (제 주변에는)

주변이 다 딸기 하우스니까 수확철 되면 여기저기서 얻어 먹거든요.
그런데 그게 또 해가 지날수록 안 먹게 되네요. ^^;;

그리고 딸기는 고설재배와 토경재배 중 토경재배가 더 달고 맛있습니다.
구분하기는 좀 힘든데 토경은 딸기 모양이 좀 못생겼어요. ^^;;

농사짓는 분들은 토경재배 딸기 먹어요. 고설재배 하시는 분이 연휴 때 친척들 오시면
토경 딸기 주변 농가에서 사다가 친척들 먹이는 경우도 흔하게 봤습니다.



글이 좀 길어졌네요...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적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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