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앞 일곱시 약속이었어요. 강남역은 처음 가보는터라 한시간이나 일찍 가서 이곳저곳 둘러봤죠. 뭐 여기 메뉴는 뭐뭐가 있고 여기서 나중에 2차 하면 될 것같고 일곱시가 됐는데도 안오더라구요. 주선자한테 전화를 했어요. 학교에서 행사가 늦게 끝나서 좀 늦을꺼 같대요. 기다렸죠. 여덟시가 됐어요. 안오더라구요. 소개팅녀 폰은 꺼져있죠. 주선자는 미안해 죽으려고 하죠. 여덟시 오십분이 됐어요. 주선자가 그냥 들어가래요. 저도 씩씩대면서 들어가려고 했죠. 근데 뒤에서 누가 제 이름을 부르는거에요. 돌아봤죠. 소개팅녀인거에요. 어떻게 그상황에서 제가 화를 내요. 아 좀 늦으셨네요 하고 웃고 말았죠. 밥먹으면서 얘기해보니까 사람이 괜찮은거에요. 밥 먹고 집까지 데려다주고 문자로 다음주 토요일에 영화보러가자고 했더니 좋다더라구요. 애프터날, 약속시간 한시간 전에 준비 다 끝내고 약속장소로 나가려는데 문자가 왔어요. 못갈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주선자한테 뭐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보니까 말을 안해줘요.
나중에 알고봤더니 애프터가 토요일이었는데 그 전날인 금요일에 학교안에서 다른 남자사람이랑 씨씨가 됐더라구요.
조XX아 내가 상황 다 듣고 진짜 전화해서 욕하려다가 친구 얼굴 봐서 안했는데 말야 사람 그렇게 엿먹여놓고 사과라도 제대로 해야하는거 아닌가? 못갈꺼같아요 미안해요 문자 두통 띡 보내고 내문자 씹는건 뭐하자는거야 나중에 뒷얘기 들어보니까 남자만나는거 무지 가볍게 생각하는거 같던데 그렇게 살지 말어 그러다 한방에 훅가 ㅇㅇ? 내 참 살다살다 이런 거지같은 상황은 또 처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