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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가을누님은 조용히 허필패를 불렀습니다
게시물ID : starcraft_24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idovelist
추천 : 19
조회수 : 169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9/10/21 09:14:54
"영무야."

부르는 소리가 시퍼렇게 날이 서서 떨어집니다. 우듣보한테 멋지게 처밟힌 허필패님은 벌써부터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스코어는 삼대떡입니다. 상대는 어디요? 티원? 아니네요, 그건 저쪽 방송사예요. 
상대는 저번에 플옵도 떨어져서 개쪽팔리게 7위라는 순위를 받아든 KT였어요. 그런 팀을 상대로 삼성은 삼대떡으로 처발렸네요.

가을누님은 화가 많이 났어요. 신혼이예요. 근데 이샛키들은 도무지 분위기를 읽을 줄 모르고 허구한 날 처발려서 가을누님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해요.
신랑 얼굴을 며칠째 보지도 못하고 숙소에 묵고 있는 가을누님의 눈에 불꽃이 튀어오릅니다.

"영무야, 너 종족 프로토스지?"
"네..."
"그리고 지금 가을이지?"
"어, 네, 그렇긴 한데..."
"꼬라박도 받는 가을버프를 왜 너는 못받을까? 응? 감독 이름도 김가을인데."

이젠 무슨 핑계를 대야 할까요. 영무는 억울합니다.
오늘은 토스전이라 가을버프는 양쪽 다 해당하는 게 아닌가요, 라는 말을 영무는 그러나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습니다. 무서웠거든요.

"영무야, 와우 끊지?"
"감독님! 차, 차라리 다른 걸 끊으면 안되겠습니까!? 목숨이라든가...!"

필사적으로 메달리는 허필패의 얼굴에 가을누님은 드롭킥을 날렸습니다. 필패샛키는 저만치로 나가 떨어집니다.
오래 쓰러져있지도 못합니다. 바로 일어나서 꿇어앉은 영무는 하도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그래도 와우는 못 끊겠습니다. 차라리 손목을 끊고 말지.

"성은이는 디시질 끊고도 성적이 그모양이지?"

이 한심한 스막샛키들. 대답이 없는 영무에게 가을누님은 이가 갈렸습니다.

"병구는 어제 어디 갔다왔다니?"
"한나누나가 불러서 같이..."
"그래서 걔 얼굴이 꼭 비루먹은 개마냥 헬쓱해졌구나? 차라리 숙소 나가서 살림을 차리라고 그래라."

잘들 논다 아주. 살풋 눈을 찌푸린 가을누님은 울고 싶어졌습니다.
또 다음 엔트리를 짜야 합니다. 의욕이 없습니다. 다음 상대는 공군이네요. 근데도 왠지 불안합니다. 질 것 같아요.
이 스막샛키들을 믿어야 할까요. 차라리 내가 대신 나가는 게 승률이 높지 않을까 싶어 가을누님은 선수란에 자기 이름을 썼다가 지워봅니다.
스막칸샛키들을 이끌고 가느라 가을누님은 고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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