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뭘 모르는 시기였기에 트라우마로 남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끼쳐서 글로 남겨봅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학교가 끝나면 동네 유치원 겸 미술학원을 하는 곳에 맡겨졌어요.
가끔 급식푸는 것도 돕고, 유치원 아이들이랑 재밌게 놀고, 미술도 배우고. 놀이방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때 당시엔 방과후 학교같은 게 없었거든요.
거기에 아이들하고 되게 잘 놀아주는. 별명이 호빵맨이었던 아저씨가 있었어요. 장난감같은 거 배달해주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나이는 서른살 초중반쯤으로 기억해요. 정확히 뭘 하던 사람인지는 모르겠네요.
근데 이 아저씨를 아이들이 되게 좋아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호빵맨 아저씨다 호빵맨 아저씨다 그러구요.
저는 애교가 없는 편이라 어른 남자를 대할때 되게 어색하고 쑥스럽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 아저씨는 웃음도 많고 친절해서 저도 차츰 마음을 열었어요.
어느날에 저랑 제 친구랑(같이 미술학원 다니던) 놀고있는데 호빵맨 아저씨가 와서는 놀러가자고 자기 양어깨에 저희를 들쳐 업더라구요.
그냥 높이 매달린게 좋아서 꺄르르하고 웃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간 곳은 그 미술학원 조금 깊숙히 있는? 다른 놀이방이었구요.
그 방에 문을 닫고 아저씨가 우리를 쳐다보는데 평소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웃는게 웃는게 아닌 느낌. 미소 짓는 거 하며 눈빛하며. 속으로 '아저씨 왜 이러지?' 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아저씨가 "신기한 거" 보여주겠다고 했고, 보고싶냐고 물어봤고. 우리는 끄덕였던 것 같구요.
그리고 뭘 보여줬는데. 그게 지금 떠올려보니 바지춤에 있던 그....그 그그 남자 중요 부위 끄트머리였나봐요.
미끈미끈해보이고 검붉은? 둥글둥글한?
한참동안을 저는 그게 엄지손가락일 거라고 생각 했었네요.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어린 아이였으니까요.
그런 저에게 만져볼래? 이렇게 묻던 아저씨 목소리도 기억나요. 근데 어린 마음에도 뭔가 깨름칙했나봐요.
만질까 말까 엄청 고민했어요. 그도 그럴게 평소 아저씨랑 너무 달랐으니까요.
그렇게 고민해서 손만 살짝 댔는데. 아저씨가 너무 재촉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시선을 마구 돌렸어요. 그러다 닫힌 문쪽으로 시선이 갔구요.
그때 문에 달린 창틈으로 원장님 얼굴이 보이더라구요. 조금 놀란듯한.
그리고 기억이 없어요. 그냥 다시 들쳐업혀져 나왔던 것 같은 기억.
그 다음은 기억이 이상할 만큼 나지 않아요.
다시 잘 놀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저씨는 다시 만난 적 없던 것 같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무슨일을 당할뻔한건가 소름이 끼치고 그래요.
그게 그거였구나 생각하면 역겹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상대로 그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참.......아무튼 갑자기 새벽에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어머니에게 말도 못했네요. 놀라실까봐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