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여초/남초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피씨통신시절부터 넷에서 활동을 했었는데 지금처럼 각 커뮤니티들이 진영화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수많은 개인사이트들이 점으로 흩어져 하던 역할들을 이제는 몇 개 대형사이트들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대한민국 대형커뮤니티들은 최초로 정치적으로 진영화되었고 그 이후엔 성별로 진영화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계급분화는 되지 않았지만 또 모르는 일이죠 이런 식으로 가다간 커뮤니티간 계급분화가 이뤄질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진영화가 이루어지다 보니 거기에 속한 개인들 또한 집단논리에 매몰되게 됩니다.
오유가 욕 먹는다. 여시가 욕 먹는다. 일베가 욕 먹는다.
이런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을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어느 사회, 어느 집단에나 지배관념이 있듯이,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그러한 면이 있습니다.
그것을 살피기 위해선 그 사이트에서 무엇이 권장되는지, 무엇이 배척되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는지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여러 스펙트럼의 목소리가 용인되는지 보면 됩니다.
일베 같은 경우는 그것이 이뤄지지 않아 지금 인터넷 사회 공적이 되었습니다.
일베현상은 더이상 일베 일부 이용자.의 잘못으로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졌죠.
그리고 지금 그 길을 여시를 필두로한 여초카페가 걷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여시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몇몇 조작된 사진은 이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독선적 행보에 대한 피로함입니다.
여초의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전열정비의 신속함입니다.
여초카페에는 분열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여초카페에서는 다수가 옳다고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 각개나 소수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구질구질한 토론의 과정없이 바로 행동에 들어갑니다.
'내가 애정을 가지는 나의 커뮤니티에서 아무런 이의제기없이 받아들여진 논리'는 곧 절대적 기준이 됩니다.
그 준엄하기까지한 기준은 곧바로 인터넷 세상 전역에 설파됩니다. 수천 수만명의 선지자들에 의해서요.
사안에 따라서,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될때는 필요한 모든 수단이 강구됩니다. 이 수단과 방법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여전히 별다른 토론은 이루어지지 앖습니다. 최초의 목적에 부합된다면 대부분의 것이 용인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몇 번에 걸쳐 대한민국 인터넷 세상을 휩쓸었고,
사람들은 이제 거기에 피로감과 반발심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여초의 가장 격렬한 리액션은 단죄였고 단죄의 정서라는 건
그 지나친 긴장감과 독선으로 말미암아 대중에게 환영받기는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요즘 여초가 비난받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