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는 위기다
자신을 무도 '팬'이라 자처하고
무도에만 유독 높은 잣대를 들이대며 그것을 당연시하는
무도와 무도 멤버들이 '완전'하길 바라며
자신들의 바람과 조금이라도 '다른' 길을 가면
'틀렸다'고 단정지으며 어떻게든 깎아내리고 마는
결국 '무도'가
그들이 그렇게도 좋아함을 자처하는 '무도'가
죄인마냥 그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고 무릎 꿇어야만
'역시 무도'라며 만족하는 그들
대단하신 그 '팬'들의 존재 그 자체가 무도의 위기다
이번 일은 단순히 촬영본 미방송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사건이다
철저한 힘의 논리에 의해 강자가 약자를 굴복시킨 사건이다
그들은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개념있는 자기 자신이 뿌듯할 뿐
무한도전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보고 싶은' 무한도전만을 좋아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어떠해야만 한다는 오만한 기준을 제멋대로 세워놓고
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언제든 비난을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있는 자들
그런 자들이 자신은 '무한도전'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하고 있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무도가 무릎 꿇으면
역시 무도를 외치며 무도의 충성스러운 자칭 '팬'으로 돌아간다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겐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위기가 아닐 수 없는 현실이다
무한도전은 이러한 자칭 '팬'들의 하늘을 찌르는 높은 기대에 매주 '도전'하고 있다
밑도 끝도 없는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큼 힘든 도전이 또 있을까
무한도전은 위기이다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무한도전의 끝이 어느새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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