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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전용 주차 제도, 왜 독일에서는 용인될까?
게시물ID : sisa_5207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코리코코리
추천 : 3
조회수 : 66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01 20:16:24
베오베에 여성전용 주차장 이야기가 나와서 독일에서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한 번 적어봅니다.

일단 분홍색에 치마입은 여성 심볼이 그려져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이 여성전용 주차장으로 되어 있는 것은

한국과 독일이 모두 동일합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 독일인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상당히 우호적인데요.

모두가 이것이 여성 '전용' 이 아닌, 여성 '우대' 주차장임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여성 전용 주차장은 '약자를 보호한다' 는 하나의 상징일 뿐, 남자들도 본인이 약하다고 느끼거나,

보호해야 할 아이가 있거나, 잠시 다쳐서 거동이 불편한 동승자가 있거나 하면 모두 그곳에 당당히 주차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제도는 똑같은데 남자가 주차하면 거의 불법주차 취급하는 몇 이상한 사람들이 있죠.



예를들면 이 분홍색 여성 전용 주차장은 지하주차장 같은 곳, 각종 질이 나쁜 경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그려집니다. 그러니까 동승한 어린 아이라도, 내달리면 바로 지상으로 도망갈 수 있는 지하주차장 입구나,

반지하 같은 곳은 햇볓이 들어 어둡지 않고 소리를 지르면 바로 밖에서 들을 수 있는 곳에 주로 설치됩니다.



그리고 여성전용 주차장은 일반 주차장보다 가로가 넓어야 하는게 원칙적으로 맞는데, 이는 주차 실력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유모차나, 어린이 의자 설치와 휠체어 때문입니다. 상시 장애 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라서 장애인 주차구역은 쓸 수 없고

(벌금이 어마무시함) 사고나 수술로 임시로 휠체어를 타거나 해야 하면 남자건 여자건 그냥 쓰면 됩니다.

그리고 독일은 아이들 뒷좌석 보조의자 설치를 엄청 빡세게 관리해서 아이 있으면 거의 무조건 달아야 하는데

(열세살 미만이었나.. 나이가 그 이하거나 키 160이하면 무조건 닥치고 설치해야 함.

자동차 안전벨트가 어른 더미를 기준으로 실험, 설계되었기 때문에

아이들도 보조의자를 무조건 받쳐서 안전벨트가 어른처럼 정확히 가슴선을 지나가야 사망률이 적다는 이유로.. )

그거 달고 빼고 할 때 자리가 정말 필요하죠. 주차칸이 다닥다닥 좁으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진짜 빡쳐요.



'약자' 의 상장이 분홍치마 입은 여자로 그려지는 건 확실히 여성 차별이 맞는 거 같은데

뭐 남자들 성추행범 니네가 때려잡을 자신 있고, 딸린 애들 없고 하면 안쪽으로 가고, 아니면 너네도 여기 주차 하렴, 식이라서

자체적으로 기사도 (라고 쓰고 사실 우리끼리는 묘한 남자의 자존심 이라고 읽습니다) 를 발휘해서 그냥 구석으로 몰고 가는 거죠.

그리고 여자들도 아이 데리고 나오지 않았거나, 정장이 아닌 편한 옷에 운동화를 신었거나 (= 급할 때 달릴 수 있음),

크게 물건 날라야 할 일 없고, 현금이 많거나 하지 않으면 거의 거기에 선점해서 주차하지 않습니다. 제 와이프가 거기 주차하는 걸 단 한번도 못봤어요.

또 다른 여성, 자신보다 더 약하고 챙겨야 할 게 많은 여성을 여자들끼리도 또 한번 배려하니까요.

그리고 보통 아이나 어르신을 동승해서 자동차로 어디를 가서 주차해서 볼일을 봐야 하는 사람이 아직까지 대부분 여자기 때문에

그냥 여성 전용이라고 써 놓는 것이고, 남자들이 주차해도 제재나 잡소리가 없기 때문에 별 다른 말이 나오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나 독일이나 원칙적으로는 같은 제도인데, 사람들의 인식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장을 보러 온 남자와, 맨몸으로 편히 온 여자가 있으면 김여사보다 아이가 약자니 여자가 비켜주는게 상식적으로 맞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안그래도 여성부 때문에 '여성 전용'인 무언가에 대해서 남자들이 사회적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

몇 김여사분들께서 "뭐야? 여성전용? 홍홍홍 니네 다 꺼져!!" 를 광역 시전하시니 이런 시스템이 전혀 녹아들지 못하고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아니 이건 또 무슨 ㅄ짓이야? 소리가 나오게 되는거죠

범죄에 쉽게 노출되거나 상대적으로 약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편한 자리를 내어주자는 제도 자체는 나쁜 게 아닌데,

이걸 사람들이 어떻게 쓰냐갸 문제입니다.


여성 전용 주차칸은 사실 지하철 노약자석과 비슷하죠.

취지는 좋으나, 몇 거친 노인들이 다친 사람이나 임산부보고 야 니네 나이가 어쩌구 일어나라 어쩌구!! 이 짓 하면 참 ... 거지같죠. ;;

아예 이름을 노약자 주차 공간으로 해 놨으면 우리나라 정서상 이 사단이 안 났을 텐데,

왜 여성 주차로 해서 분위기가 이렇게 가는지 모르겠네요.

지하철 노약자석은 자리 잘 잡아가고 있는데, 한국 주차장들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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