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일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유 신입생이예요. 글도 첨 써봅니다.
언제부터 오유를 열심히 보기 시작했냐면.. 세월호 사건 즈음부터 입니다. 그전엔 오유라는 사이트도 몰랐어요. 서른이 넘도록;;;
몇 주간 눈팅 열심히 하다가 가입도 했고, 거의 하루에 서너시간 길면 네다섯 시간까지 오유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현명한 보수'라고 믿었던 제 자신이 그냥 눈가리고 살던 바보라는 걸 알게되었죠.
그 점에서 오유에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새벽 서너시까지 오유 붙들고 있다가 눈 벌개져서 출근하면서도.. 전 고마웠어요.
굳게 결심했습니다.
아무 이유도, 잘못도 없이 스러져간 꽃같은 아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앞으로 태어날 내 아이가 살아갈 더 나은 나라를 위해서라도(아직 미혼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키고 싶은 제 꿈을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구요.
결혼을 약속한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최근에 많이 했습니다. 이야기 하면서 울기도 했고, 오유를 통해서 이제서야 알게 된 사실들을 열심히
전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투표 꼭 하자고.. 그런데 사전투표 못 미더우니 당일에 투표하자고 하였죠.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우리 나라가 그렇게 허술하지가 않다...' 라고 말하는 남친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나름 열심히 설득했고,
'너와 생각은 다르지만 네가 그렇게 부탁하니 당일 투표하겠다'라고 약속을 받았어요.
그런데, 토요일에 사전 투표를 했더라구요. 그래도 투표를 안한 건 아니니까..라고 하면서도 서운했어요.
세월호 사건 이후 만나서 나눈 이야기가 얼마인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현재의 생각들을 이야기 해줬는데....
결국 만나서 저녁 먹다가 그 얘기가 나왔고 결국 대판 싸웠네요.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런 거까지 신경써야 되냐.. 투표 조작했다는 증거 있냐.. 왜 니 생각을 나에게 강요하냐...'
비수처럼 꽂힌 말들에 펑펑 울고 오늘 판두부 마냥 하얗게 팅팅 불은 얼굴로 출근했네요.
저는 그 사람이 그 동안 제가 하는 고민에 동조하고, 뜻을 같이 해주고 있다고 믿었거든요.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인데..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곳을 고민하며,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같은 사람끼리 그렇게 '함께' 살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근 한 달 동안 혼자 떠든 것 같은 이 공허한 느낌은 뭘까요. 그냥 싸우기가 싫어서, 또는 귀찮아서 그냥 내 이야기를 대강 듣는 척하고 말았던
것 같다는 쎄한 느낌에 굉장히 서럽네요.
제가 하도 우니까.. 다시는 약속 어기지 않겠다.. 네가 하는 이야기에도 관심 더 많이 가지겠다.. 말은 했지만..
그냥 저를 붙잡으려고 하는 말인 것 같기만 하고.. 왜 이런 걸로 우리가 싸워야 하냐는 말이 더 서운하고.. 맘이 복잡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설득해야겠죠. 내 옆의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노력해서 함께 바뀌어 나가면.. 희망이 있겠죠?
눈 가린 멍청이였던 저도 오유를 알고 정신 차렸으니까요.. 제가 노력하는 게... 맞겠죠?
그냥, 저를 이렇게 만들어준 오유에게 고맙다는 말도 하고 싶고..
이런 걸로 서운한 마음.. 오유 아니면 못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에 처음으로 글 남겨 봅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요.
그리고, 우리 꼭 투표해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저는 믿으렵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부터,
지치지 않고 계속 하렵니다.
이런 고백 부끄럽지만.. 오유.. 사..사..사랑..........흠... 많이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