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보고 술을 마실 수 밖에 없어 술 한잔하고 들어와서 글 씁니다.
아침에도 투표하러 가시는 어머님과 언쟁이 벌어질뻔 했는데 겨우 참고 넘긴 30대 대구 남자입니다..
진심 대구는 답이 없습니다. 아니 대구 경북 구미 모두 답이 없네요.
박정희는 자신들 굶주린 배를 채워준 신이며 박근혜는 여왕이고 새누리는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정당입니다.
적어도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그렇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은 빨갱이이며 이명박은 죄는 많으나 그래도 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가 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적어도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콘크리트인 부모님을 상대로 참 많이 싸워왔습니다.
설득도 해보고 자료를 보여드려보기도 하고 애원을 해보기도 했습니다만,
자신들이 경제를 살린게 아닌 박정희가 살린 것이며
명박이의 사대강은 의도 자체는 나쁜게 아니나 주변에서 이권 개입이 심했던 것이 문제고
결과적으로 대구 사는 부모님께서는 더러운 물 안 마시고 있으니 잘못된 것이 없으며
일자리의 99퍼센트가 중소기업인 대구의 현실에서 자식이 직장을 못 구하고 빌빌대고 있어도 새누리당 잘못은 아닙니다.
그것이 이 분들의 생각입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이 생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뉴스는 1년에 한두개 보실까말까하시며, 7, 9, 11, 15, 17, 19번 채널을 즐겨보시고
유튜브, 유스트림이 뭔지 모르는 이 분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현재는 불가능합니다.
신문, 뉴스, 라디오에서 수십년간 박정희를 찬양하는 뉴스를 듣고 읽고 보아오신 분들에게
아무리 제대로된 자료를 갖다드려도 그것은 선동되고 조작된 자료가 되어버립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변화는 언론을 바로잡는 것부터라고 봅니다.
대구경북의 '꼴통'어르신들의 생각이 굳어지게 된 것은 조중동과 공중파의 왜곡된 보도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왜 진실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만 이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분들은 5-60년간 듣고 읽고 보아오신 그것이 진실이며 그 진실을 부정하는 것은 자신들의 인생을 부정하는 것입니다...라구요...
전국에 계신 오유를 이용하시는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대구를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대구가 희망이 없는 도시는 아닙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하고 있으며 부당한 것이 바로잡혀지기를 원합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30퍼센트 이상 득표한 적이 있었을까요.
김부겸 후보 이전에는 전무후무한 일이었습니다.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40퍼센트에 가까운 득표율이라는 것은 박정희를 신으로 모시는 이 지역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시쳇말로 김정일이 새누리당 공천받고 나오거나, 죽은 사람이 새누리당으로 나오면 뽑히는 도시에서
야당 후보가 40퍼센트에 가까운 표를 얻었다는 것은 희망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저희 아버지께 박정희는 신이요 구세주입니다. 왜냐면 고기 한점 못먹고 자란 분이 고기를 드실 수 있게 되셨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것이 박정희의 공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그것은 차치하더라도 그분들에게는 그것이 팩트요, 경험입니다.
그런 저희 아버지께서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TV조선을 하루 6시간 이상 시청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MBN, JTBC 등을 번갈아가며 보시더군요. 이제 무조건적으로 정부를 옹호하시지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허수아비같습니다'했더니 수긍하시는 눈치입니다. 손석희 뉴스9의 힘이 아닌가합니다.
언론을 바꿔야 합니다. 도와주십시오. 불매운동 참여해주세요. 파업 지지해주세요.
어르신들이 옳은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제발 공중파에서 옳은 것만을 보도하도록 도와주세요.
공중파, 뉴스, 라디오에서 박근혜, 김기춘, 새누리당의 잘못을 낱낱이 얘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술마시고 쓰는 글이라 글이 매끄럽지 않습니다만.. 진심이 전달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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