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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하게 고백하는 이민을 결심하게 된 이유
게시물ID : economy_81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넛
추천 : 12
조회수 : 1695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4/10/08 11:56:17
안녕들하신지요. 무한도전과 야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30대 아빠입니다.

저번에 이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80481

내가 왜 이민을 결심했을까. 다시 한번 곰곰히 그리고 스스로에게 솔직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저가 20대 때, 제 투표로 김대중, 노무현을 대통령을 만들었고 우리도 할 수 있고 노력하면 된다고 항상 생각해 왔고, 우리도 변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우경화 되는 사회를 보면서 느꼈던 좌절감은 이루말할 수 없이 컸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미래였습니다.

StrataChart_1537012.png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537

지금 당장 변할 수 없는 두 가지는 20~30대는 점점 줄어만 간다는 것과 50~70대는 갈 수록 늘어만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동과서로 나뉜 대한민국을 또한번 나이로 갈라놓고 싶지 않습니다만, 지난 투표 결과를 보면 나이드신 분들은 1번을 찍는다는 것은 거의 굳어진 사실이죠. 게다가 기대수명도 갈 수록 길어집니다. 향후 2~30년 안에는 (혹은 더 길게)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 같아보였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보통 어떤 나라를 지배하게 되면 3 부류로 갈린다고 하죠. 지배 세력에 적극 협조하는 사람과, 레지스탕스. 그리고 그 가운데서 고민하는 대중. 저는 아마 가운데 였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일제 시대에 살았다면 독립운동가도 아니었을 것 같고 일제에 협력하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저 눈치보는 대중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어른이라면 후손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맞지요. 내 나라 대한민국의 후손들을 봐서라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변화를 갈망하며 노력하는 게 맞지요. 독립운동가들은 이런 마인드였을 겁니다.

하지만 저에게 들었던 정말 솔직한 생각은 ... 내 인생 안에 좋아질 게 없다면 내가 왜 여기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였습니다. 나와 내 아이가 당장 누릴 수 없는 환경이 아니라면 내가 왜 여기 붙어있어야 하지? 라는 이기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이민을 왔고 그 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우경화는 더욱 진행되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을 다시 한번 솔직히 말씀드리면, 역시 내 예상이 맞았구나, 내 선택이 옳았구나 였습니다.

제 아내는 장난으로 말합니다. 그렇게 애국자가 왜 이민을 왔느냐고. 한국에서 뭐라도 해야할 것 아니냐고. 오빠는 배신자라고. 아내는 장난이었지만 저는 한참 동안 멍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배신자가 맞더라고요. 그리고나서 들었던 생각은 일제시대 였으면 독립운동은 못했을 나라는 생각이들어서 정말 한참 동안 멍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왜 오유에서 이런 글을 쓰고 있는가. 배신자가 자랑인 것인가?

사실 저는 제 예상이 틀렸을면 좋겠습니다. 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조국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이 나라 친구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악플도 괜찮습니다. 다른 주제가 좀 정리되면 다음 글도 남기겠습니다. 오유인들 모두 평안한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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