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탄핵 정국에서 치고 올라온 건 평소 그 이미지와 말들이 일치되었기 때문입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혼란스럽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가슴 시원한 사이다 발언과 성남의 안정되고 탄탄한 시정이 진보 개혁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여론조사를 보면 20-30대의 정치 무관심층이 상당한 정도로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문재인은 이재명처럼 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의 가장 큰 장점은 신뢰와 안정감이죠. 말 한 마디 조심스럽고 조금 느려보이지만 꿋꿋하게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문재인의 삶의 궤적은 항상 대인배스럽습니다. 이재명과 같은 말을 하게 되면 오히려 신뢰를 잃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이 안철수보다 후발 주자였음에도 떼 쓰는 안철수와 대인배 형님 문재인 구도가 문재인의 호감을 올렸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지금은 1등 주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인배라는 이미지와 묵직한 안정감 모두를 잃죠. 문재인의 확장성을 가로막게 될 겁니다. 모든 정치적 상황은 해소 국면이 옵니다. 문재인의 지지율은 그 해소 국면에서 모이고 더욱 강하게 굳어집니다. 또 굳어진 지지층은 잘 안 옮겨갑니다.
시게가 요즘 문재인 vs 이재명으로 소란스러운데 알바니 정원이니 하지 말고 조금은 차분해졌으면 합니다. 어차피 두 사람의 전략이 다르고 지지이유가 달라요. 서로 지지층 뺏어오기 싸움이 아니라는 거죠. 각자가 각자의 포지션에서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면 됩니다.
그러니 근거와 논리로 싸웁시다. 자기와 뜻이 달라도 화낼 필요 없습니다. 그냥 다른 것 뿐이에요. 아무리 상대가 못나 보여도 박근혜만 하겠습니까? 아무리 못해도 새누리만 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