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우리 애기가 병으로 떠났어요. 병원까지 가서 억지로 약도 먹이고 아등바등 살리려고 했는데 어린 애기가 잘 참아주다가 결국 떠났어요
그날 차갑게 굳은 애기의 몸를 쓰다듬으면서 계속 울었어요. 누워있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눈 뜨고 저에게 애교부릴것 같았어요. 그런데 결국 일어나지 못했죠.
그날밤에 애기를 화장시켰어요. 병에 고생해가면서 가서 그런지 무척이나 작고 야위었어요. 재가 되어 나왔던 애기는 너무나 작았어요. 채 한줌도 안되는것 같았어요.
집에 오는 길에도 침대에 누워서도 아직도 애기가 눈에 아른거려요. 눈 감았다 뜨면 금방이라도 제 눈앞에 있을것 같아요. 손에 남아있는 애기의 촉감이 이다지도 생생한데 애기가 없다는게 너무 현실간이 없어요. 눈만 감으면 애기가 저랑 있었던 그 짧은 시간들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계속 자괴감에 눈물을 흘려요. 좀더 많이 놀아줄껄. 더 좋은 걸 먹이고 더 좋은 걸 주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할껄. 마지막까지 아프게 보내서 미안하고 이렇게 보내는게 너무 미안하고. 어린 아이였는데 내가 제대로 더 잘 돌봐줬다면. 내가 너무 안일하게 대하지 않았더라면. 갑자기 찾아온 병에 내가 더 주의깊게 더 빠르게 조치를 취해줬더라면. 아예 병에 걸리게 만든 원인이 다 저한테만 있는거 같아요. 다 제 잘못이예요. 이렇게 이쁜 애기가 떠났다는게 현실감이 없고 믿어지지않아요.
마음을 털고 일어나야하는데 계속되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썼네요. 처음 겪어보는 이별이라 스스로를 추슬리는게 너무 어려워요. 애기들과 이별했을때 어떻게 마음을 추슬려야할까요.. 하다못해 병이 아니라 자연사였으면...덜 나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