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기본 방향성은 여느 종편과 같습니다.
극우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가 수구 라고 파악하는 보수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독립성과 자치를 인정받은 보도국이 손석희 사장의 의지 아래 현재의 유일한 중립 또는 진보성향 정론매체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거구요.
손석희 사장의 자율권을 보장받고 직접 지휘함에도 불구하고 뉴스룸과 스포트라이트를 제외한 보도국 콘텐츠는 또 미묘하게 어조가 다르죠.
손사장님의 보도지침이 완벽하게 먹히진 않다던가 또는 다양성의 인정이라 볼 수 있겠네요.
각설하고, 다이빙벨을 방영한다면 성향상 그마나 JTBC 보도국이겠지만...
보도국 스탠스에서도 다이빙벨은 전격 방영하기 어려운 필름입니다.
손석희 사장의 보도방침은 합리적 의문의 제기, 취재, 검증, 보도 라는 패턴을 지키고 있죠.
아무리 피 끓는 얘기나 맞아보이는 얘기도 검증이 어렵거나 자료가 부족할 경우 취급을 극도로 조심합니다.
이런 자세가 모든 언론의 귀감이 되어야 하지만, 홀로 독야청청 하고 있다는건 우리 시대의 비극이네요.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다이빙벨은 분명히 우리가 알아야 할 콘텐츠이며 합리적 의심이 녹아있는 다큐멘터리가 맞습니다.
다만 취재원과 언론보도적 검증이라는 관점에서 보도국의 풀 방영 콘텐츠로 활용하기에 제한적인 필름입니다.
뉴스룸에서 다이빙벨이 무시당하고 상영을 방해받고 있는다는 사실은 보도를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니까요.
배경도 취재하고 당사자와 반대쪽의 의견을 모두 검증해 시청자에게 답을 주거나 생각을 촉구하지요.
그러나 다이빙벨의 모든 내용이 직접 취재한 것도 아니고 모든 주장과 내용을 모두 취재로 검증하기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론을 표방하는 언론매체의 뉴스 콘텐츠로 다이빙벨을 방영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오히려, 다이빙벨에서 주장한 내용이 사실로 들어났을 때, 이를 보도하는 게 뉴스룸 같은 바른 언론매체가 되어야 하는거구요.
JTBC 보도국에서 설령 다이빙벨의 상영을 거부했다 해도 한통속 취급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뉴스룸이 끝난 직후, TBS 교통방송을 통해 다이빙벨 방영이 이루어진 것만 해도 정말 다행인겁니다.
그 필름을 방송해주겠다는 방송사가 있고 그 내용을 뉴스룸이 끝난 직후로 한다는거, 불과 지난 여름만 해도 불가능한 얘기였어요.
느리지만 이 사회도, 언론도 정상화를 위해 한발씩 가고 있는 증거라고 믿어봅시다.
내일 공중파 드라마 대신 TBS의 다이빙벨이 비춰지는 TV가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