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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5 74일차, 사고 후의 경과
게시물ID : diet_48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불불
추천 : 3
조회수 : 30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6/05 23:58:15
1. 궁금해 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긴해도 칠십여일 가까지 매일 써오던 일지를 며칠 쉰게 마음에 걸려 다시 키보드 앞에 앉았다. 사고는 야간 라이딩을 하다 벌어졌다. 한밤 중, 몸에 열이 올라 자전거를 끌고 한강을 나섰다가 두어시간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잠깐의 부주의로 집에 거의 다 와서는 조금 높은 턱을 보지 못하고 지구와 충돌했다. 

3. a. 야간에, b. 안전 장비 없이, c. 고속으로 달리다, d. 시멘트 바닥에 쳐박힘. 이런 조건에서 자전거사고가 일어난 것 치고는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사소한 부상에 그쳤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고가 날만한 개연성과 조건이 갖추어졌던 만큼, 작은 부상으로 끝날만한 조건 또한 갖춰져 있었다는 것이다.

4. 중학교 시절 유도를 배웠다. 배우고 싶어서 배운것도 아니었고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도, 유도를 배웠다기 보다는 낙법을 익혔다고 하는게 정확할 것이다. 체육관에서 하는 훈련의 팔할은 낙법이었으니까. 학창시절 내내 배웠던 수학공식과 마찬가지로 지겨울 정도로 반복하는 낙법연습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을까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수학공식과는 달리 십오년여가 지난 한 초여름의 밤에 수백시간의 낙법연습은 확실히 빛을 봤다.

5. 자전거 앞바퀴는 펑크가 났고, 핸들은 돌아갔으며 옷은 군데 군데 찢어졌다. 그래도 다친곳은 왼쪽 팔꿈치 위의 하박부분이 조금 까져서 피가 좀 흘렀을 뿐이고 앞으로 넘어지는 순간에 측방낙법을 비슷하게 나마 흉내를 내서 왼쪽 광배부터 허벅지, 정강이 까지 몸 왼쪽 부분만 군데군데 근육통이 조금 남는 정도로 그쳤다. 몸에 어떤 동작을 익힌다는 일이 굉장히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나온 것이라 의식적으로 다시 해보라고 한다면 아마 못할 것이다.

6. 그래도 상처가 백원짜리 두개를 이어붙인 정도의 크기로 난지라 상처가 어느정도 아물때까지는 가벼운 조깅이나 산책정도만 할 예정이다. 자전거를 탈때는 안전 장비를 착용할 것. 무엇보다 항상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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