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유에서 안철수를 비토하기 시작할 때도
비공 먹어가면서 꽤 열심히 변호했던 1인입니다.
(이디가 오래되지 않은 것은 유리 멘탈로 인한 가입과 탈퇴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철수는 영희랑 학원이나 다녀라고 말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노잼 죄송)
안철수나 비주류들이 늘상했던 말 있죠.
친노 패권주의 말입니다.
작명센스 대단하지 않습니까?
다수 당원들의 지지를 패권으로 몰아가는 그 패기도 대단하지만
당원들을 당의 주인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원들이 스스로를 당의 주인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 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친노 진영의 분열은
기간당원제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유시민계와
시어머니 잔소리가 듣기 싫고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하고 싶어
기간당원제를 산산조각 낸 정동영계의 싸움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친노 지지자들 중 일부가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 흔쾌히 지지를 못하는 것도
이재명 시장이 정동영계였던 이유가 어느 정도 작용을 합니다.
이재명이 당시 유시민을 가루가 되도록 까던 미키루크 이상호 같은 사람과 돈독하기도 하고
당이 달라졌어도 여전히 정동영과 이재명의 사이는 좋습니다.
물론 과거는 과거입니다.
정청래가 배신했던 시절을 참회하고 이 시대의 참 정치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노무현 탄핵의 주역이었던 추미애가 중심을 잘 잡고 있죠.
이재명 스스로도 국민의 당으로 가지 않고 민주당에 남아
유력 대선 후보로 성장해있습니다.
문제는 이재명 시장의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겁니다.
원내 정치를 해본적이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가 되는데 꽤나 핸디캡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경험의 문제라기 보단
국회의원을 하면서 얻는 인적 기반도 무시 할 수가 없거든요.
문재인 인재 영입과 외곽 조직을 구축하는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도
국정과 원내 경험을 통해 쌓은 것들이죠.
대신 이재명 시장은 소통과 정치 트랜드에 능합니다.
사람들이 괜히 이재명 시장에게서 노무현의 향기를 느끼는게 아닙니다.
이런 능력이야 말로 정치인에겐 정말 귀중한 자산이죠.
안철수는 당내 기반을 확보하려고 김한길과 손잡았습니다.
그 때 안철수가 느꼈던 그 거대한 벽이 바로 패권주의 입니다.
국회의원들은 포섭해서 어찌해볼 수 있다쳐도
당원들과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거든요.
만약 이재명이 자신에게 부족한 당내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비주류와 손을 잡는 순간
이재명은 안철수의 전철을 밟아 갈 확률이 정말 큽니다.
지금 이재명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오로지 유권자들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기 때문입니다.
유권자들의 욕구를 반영할 줄 아는 그의 정치가 빛을 발한 거죠.
지금 이재명은 정당 정치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안철수가 느꼈던 친노 패권주의의 높은 벽을 벽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이룰 기반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당원과 함께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한 거죠.
그러려면 급하게 마음을 먹으면 안됩니다.
이번 대선이 내게 유일한 기회라고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어느 누가 이재명이 지금과 같은 지지율을 얻을 거라 생각했나요?
거대한 민심의 흐름에 몸을 맡긴 덕분 아니겠습니까?
계속 그래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를 바랍니다.
이재명은 노무현과 다릅니다.
하지만 노무현만큼 위대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부디 이재명이 안철수나 정동영이 아니라 노무현의 전철을 밟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