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cm, 70kg 여자사람임.
만나는 사람마다 살빼라고 아주 난리임.
난 이렇게 사는게 편한데? 이 몸에도 잘 찾으면 예쁜 옷 있고, 난 예쁜 옷 입는 것보다 맛있는 음식 먹는 게 더 즐거운데?
남들 보기 안부끄러운데? 나만 당당하고 내 삶에 만족하면 그만 아님?
근데 주변사람들이 볼때마다 놀라면서 '너 좀 빼야겠다, 얘'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냥 웃어넘김. 그냥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하지만 난 좋으니까.
근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자꾸 그러니까, 이젠 내가 뭐 큰 잘못한 것 같음.
살찐 게 무슨 죄인인 느낌마저 듬.
근데 오기로라도 빼기 싫음.
한 어머님이 그러심. '젊은애가 자기 관리를 해야지.'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냥 기분 나쁘다는 것 말고는 별 생각 안들었는데 나중에 생각 해보니 좀 어이가 없음.
자기관리는 말 그대로 '자기'관리임.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님 마는거임. 더 나아가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관리하는거임.
나한테는 내 몸매보다 학점이 중요하고, 전액 장학금 받을만큼 관리 잘 하고 다님.
도대체 왜 내 관리를 다른 사람이 해라마라임?
나한테는 몸이 살이 찌든 말든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님. 하지만 당장 장학금은 정말 중요한 문제임.
난 어릴 때부터 뚱뚱했음. 고등학생때인가? 엄마랑 노는게 좋아서 같이 밤마다 운동했을 때, 잠깐 살을 빼긴 했지만 금방 다시 쪘음.
어릴 때부터 뚱뚱했지만 그래서 불편했던 적은 없었음.
나는 운동을 싫어하니까 살찌는건 당연한거임.
그렇지만 난 암기력도 좋고, 다른사람 입장에서 생각할줄도 아는 사람임. 말도 잘하는 편이고,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모든 열정을 바쳐서 물불 안가리고 뛰어드는 적극성도 지녔음. 주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야기해줄줄도 알고, 사람들은 나를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함. 어릴 적부터 교내에서 안 타본 상이 없고, 교외상도 조금 탔음.
살 말고도 나한테는 충분히 자랑스러운 부분이 많음.
근데 왜 살좀 쪘다고 자기관리 못하는 애 소리를 들어야 하며, 뭔가 젊은 시절을 헛되게 보내는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함?
군살 없고 예쁜 몸매, 물론 부러움.
여자의 로망임.
근데 굳이 땀흘리고 헥헥거리며 운동하면서까지 그렇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음.
나는 지금 이대로도 나쁘지 않으니까.
모르겠음. 요즘 숨쉬기 조금 힘들고 몸이 무거운게 느껴져서 조만간 건강때문에 다이어트를 해야하나...생각하긴 하지만
주변에서 빼라고 할수록 더 먹고싶고, 빼기 싫어짐.
스트레스 받는다는 이야기임.
그리고 주변에서 빼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빼라고 해서 빼는 것 같아서 더 빼기 싫음.
나를 위해 빼는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기분이 들어서 더 빼기 싫음.
제발 내가 살이 쪄서 굴러다녀야 할 지경이 아니면 빼든말든 신경좀 안썼으면 좋겠음.
마른사람이 좋은 건 개인적인 취향인데 내가 왜 그 사람 개인 취향에 맞춰서 날씬해줘야 함?
그렇게 날씬, 날씬 노래부를 거면 본인들 몸을 날씬하게 관리하고 자신에게서 만족을 좀 찾으셈.
날씬하지 않지만 성격이 좋은 사람도 있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도 있고....
사람에게는 살 말고도 매력이 엄청 많음.
날씬한데 우울증에 걸려서 매일 질질 짜는 여자와 살집이 좀 있지만 같이 있으면 즐거워지는 여자중에 선택하라면, 난 후자를 택할 거임.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면임.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임.
살은 그 다음에 생각 해 볼것임.
타인을 볼때도 그 기준은 동일함.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내적 기준을 남한테 함부로 강요하거나 그러지는 않음.
다 방식이 다르니까. 개성이니까.
부탁인데, 성격처럼 살도 개성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임?
더러워서 살을 빼고싶다가도, 그 다짐이 삼일도 못감.
그만큼 내가 독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사실은 빼기 싫으니까.
운동 하나도 재미 없고, 내가 왜 남들 기준에 맞추려고 이렇게까지 애쓰나...싶음.
하... 쓰고 나니까 이제 조금 속이 후련함....
남이사... 살을 빼라고하든 말든... 내가 아직 굴러다니는것도 아니고...
살문제로 찌질댈 시간에 다음학기 장학금 걱정이나 해야겠음...
긴 짜증 혹시라도 다 읽어주신 분 계신다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림. 꿉벅.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