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민노당 시절부터 쭉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15대 대선에서는 저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당시 민노당 대선후보였던 권영길에게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16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자는 심정으로 노무현에게 투표를 했고

그 이후로도 심정적으로는 진보정당을 지지하면서도 비례대표에만 진보정당에 표를 줬을 뿐,

대통령과 지자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전략적으로 투표해왔습니다.

특히 노무현 전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도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전대표에게 투표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각종 언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 상승을 자주 보도합니다.

물론 야당의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 다양한 비젼을 제시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황과 대비되어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고 저 역시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종편들이 문재인 전대표를 집중 공격하면서 동시에 이재명 성남시장을 띄워주는 모습을 보면서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저들이 언제부터 야권 정치인을 칭찬했습니까? 저들은 개과천선한 것이 아니라 토사구팽 중인 것 아니었습니까?

언론들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주목한 이후, 트위터 등 SNS 상에서 문재인 지지자들과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 가히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야권 분열을 노리는 저들의 책동이므로 서로 팀킬하지 말고 함께가자는 자중론을 말하는 분들이 늘고 있지만

정통이니 친노니 하며 일부 두 지지자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제 생각엔 반민주 세력들의 목표가 단순히 야권 분열에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저들이 노리는 것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독보적인 민주당 대선후보로 올라서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문재인 전대표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되면, 여권에서는 반기문이 아니라 그 누구를 내세워도 이길 수 없다고 봅니다.

반면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여러 약점이 있습니다.(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문재인 전대표에 비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좀 더 손쉬운 상대라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대선에 돌입한 후에 언론을 총동원해 공무원 사칭, 음주운전, 논문표절 의혹, 김부선 의혹 등

도덕적 흠결과 자질문제를 부각시켜 집중 공격하면 쉽게 꺾어버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저러한 의혹들이 전면적으로 불거질 경우, 이재명 성남시장이 그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결정되고, 대선에 돌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몇가지 의혹에 대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어 아직까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일부 흠결이 있더라도 국민들이 반민주 세력을 단죄한다는 차원에서 승리를 안겨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말 저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문득 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그 누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최종 결정이 되더라도 그 분에게 투표할 마음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문재인, 이재명 두분의 지지자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투표하실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