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가 여혐단어면 패션고자는 남혐단어가 아닌가요?- 에 대한 답변
1. 일단 두 단어는 "특정 계층에 대한 편견을 유도하는가" 라는 데에서 같지 않습니다. 김여사라는 호칭은 운전을 하는 구체적 특정 계층에 대한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고, 그걸 심화시킵니다. 가령 운전을 x 같이 하는 차를 봤는데, 그 운전자가 특정 나이대의 여성일 경우 "어이구 역시 김여사네" 하면서 바람직 하지 않은 일반화를 하게 되고, 그런 스테레오타입을 고착화 하는 것이죠. 반면, 패션고자는 그런 사회적 함의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가령, 길거리에서 패션이 구린 사람을 보더라도, 바지를 열어 까 보고는 "역시 고자네"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애초에 패션"고자"의 고자가 특정한 사회적 계층이나 성적 그룹을 지칭하지 않기 때문이죠. 옷을 못 입은 할머니도, 아줌마도, 아저씨도 다 같이 패션고자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반면, 운전을 못하는 남성을 보고 저거저거 김여하네~ 하지는 않잖아요? 애초에 두 단어가 기능하는 방식이 다른거에요.
2. 그럼에도 불구 하고, 자꾸 이런 논리들이 나오는 이유는, 그 단어들의 "문자적" 기원이 둘 다 특정한 성별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1에서 말했듯 두 단어가 같게 기능하지 않지만, 억지로 같다고 쳐 봅시다. 저런 글의 논리는 "두 단어가 일단 같고(명제0: 가정), 김여사는 여혐조장이므로(명제1) 패션고자도 남혐조장이다(명제2)" 이런 구조를 바탕으로 합니다. 사실, 여혐 조장이라기보다 사회의 특정 그룹에 대한 일반화라는 점이 문제인데, 그렇다면 주장하는 바는 "패션고자도 생식능력이 없는 분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으니, 패션고자라는 말을 쓰지 말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글들을 그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불쾌감을 느끼지 않으니 남혐조장이 아니고 김여사도 여혐조장이 아님, 니네가 오바하는거임" 이런 식으로 흘러갑니다. 애초에 논리적 전개가 비틀어져 있어요. 그냥 물타기죠.
3. 어떤 단어A가 어떤 사회적 계층을 일반화 하는 성향이 있다면 그 단어는 안쓰는게 맞습니다. 설사 그에 반대되는 단어B가 있고, B에 해당되는 내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A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말이 안되죠.
4. 정말 패션고자라는 말을 걸고 넘어지고 싶으면요, 생식능력이 없는 분들이 불편해 할 수 있으니까 쓰지 말자고 주장하세요. 그럼 공감이라도 해 드릴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