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몰아쉬는 본좌의 손이 가늘게 떨린다.
마재윤. 마본좌. MSL 13회 연속 진출 도전.
해설자들의 떠드는 소리에 섞여 저만치 관중석에서 마막장 어쩌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때 전성기 그 어떤 선수를 상대로도 꿇리는 기색 없던 마재윤 선수가!"
환청이다 싶었다. 여기는 부스 안이다. 저 밖의 수군거림이 들릴 리가 없었다.
그러나 막장, 하고 되뇌는 마본좌의 숨이 울 것처럼 터져나왔다.
안 그래도 전적을 검색해보고 오는 길이었다. 최근 10전 3승 7패. 막장이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었다.
"MSL 본선 진출 하나에 이토록 불안해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세월이 무상한 상황이다.
허나 세월이 무상함을 느끼는 이가 어디 나 하나뿐이겠는가, 하고 마본좌는 다시금 숨을 몰아쉬었다.
언제 본좌가 하세월 본좌자리를 누려서 임이최마, 임이최마, 하는 말들이 주문처럼 떠다녔겠는가.
모름지기 본좌의 조건은 부활이다. 회광반조나마 마지막 불꽃 한 번은 태우고 그들은 그렇게 남아있다.
그런데 나는? 마지막 본좌인 나는 어떠하나?
감히 눈도 함부로 못 뜨던 병세가 쓰레기봉지를 만지작거리며 희번득 자신을 바라보고,
개인리그 결승도 번번이 못 가본 김정우따위가 허투루 볼 정도로 그렇게 내가 만만한 사람이었던가?
아니다! 되뇌는 그의 눈이 치떠져 상대편을 향했다.
"하지만 마재윤! 마에스트로는 뭔가 다르다 이거거든요!"
"맞습니다, 현재 이미 팀의 에이스 김승현 선수를 상대로 1승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프로토스는 성에 차지 않는다.
김승현따위를 이기고도 칭송을 받아야 할 정도로 2007년의 그는 그토록 허투로 보이지 않았다.
2008년까지만 해도 팬들은 그의 승리를 믿었다. 이제 그 팬들이 MSL 본선진출을 응원하고 있었다.
마본좌는 그의 승리를 바라는 자들을 배신하지 않는다.
3seconds
2seconds
1second
0seconds
"마재윤 화이팅!"
부스를 뚫고 들어오는 그 목소리를 어깨에 매고 마본좌는 마우스를 잡았다.
벙커링은 돌파되었다. 벙커를 두고 그의 저글링이 와룡의 기지를 덮친다.
바야흐로 저그의 시대였다. 유일한 저그의 본좌는 그렇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부스를 열고 나온 그에게 소리가 쏟아졌다. 박수, 환호, 막장이던 그를 본좌로 불러주던 사람의 자지러질 듯한 함성.
고개를 숙이고 그는 눈물을 참았다.
고작 본선진출이다. 그의 팬들은 패배에 익숙해져 버렸다. 고작 본선진출에 이토록 기뻐할 만큼 그들은 마막장의 패배에 익숙하다.
이제 다시금 그들을 승리에 취하게 하리라. 마막장은 마본좌가 되어 이를 악물었다.
마본좌는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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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마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