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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워온 사람들은 어느새 괴물이 되더라.
게시물ID : freeboard_8166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릿
추천 : 3/11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5/05/09 19:07:20
저는 남자고, 여성시대라는 커뮤니티가 있는 것만 아는 사람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시대를 적대하지만, 적대의 정도는 잘해봤자 무시가 다 입니다. 

사건을 풀어가고, 대책을 세우는데는 관심이 있지만, 더 이상 여성시대 회원이 어떻고, 그 커뮤니티가 어떻다는 건 신경을 쓰질 않을 겁니다. 

(어차피 그쪽이 답 없는 커뮤니티라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무시가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합법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유라는 커뮤니티의 해결책은 이와는 다르게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집단에게 하는 것과 집단이 집단에게 하는 것은 당연히 차이가 있어야죠. 


말하고 싶은 것은 오유를 사랑하고 오유를 위해 핏대가 서있는 많은 회원 들이 조금은 냉정하고 효과적이며, 

안전하고 괜찮은 방법으로 대응을 했으면 어떨까가 주제입니다.


오유는 일간베트라는 커뮤니티와 오랜 싸움 아닌 싸움을 해오고 있습니다. 

일간베트는 분탕을 칩니다. 그 분탕의 종류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채롭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역이나 성을 근거로 둔 비하 목적의 단어는 어느덧 모든 인터넷 사용자와 기성세대들까지 아는 유명어가 되버렸습니다.

홍어, 김치녀, 민주화, 씹선비 등 많은 비하단어들이 생산되고 아직 통용됩니다. 

그런 분탕을 당해온 오유라서일까요? 

여성시대의 큰 잘못을 대응하는 방식이 일베의 그것와 매우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여시 + 나치' '여치'라는 단어를 듣고 단박에 일베가 생각났습니다. 

여성시대의 잘못은 잘못이고, 그에 응당한 댓가나 사과를 해야합니다. 저도 화가 납니다. 

그런데 그에 맞서 비하 목적의 단어를 만들고 그것을 오유에 통용시키는 것은 그간 그렇게 열받아했던 일베의 행적이 아니던가요.

차라리 오유내에서 여치나 여시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그 커뮤니티'나 '그곳'이라고 아예 대명사로 만드는 게 낫지 않나요?



괴물들과 싸우는 사람은 자신이 이 과정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만일 당신이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도 당신 안으로 들어가 당신을 들여다 볼겁니다.

니체가 이 말을 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일베스러운 대처가 아닌 오유스러운 대처를 해야합니다.


오유는 특유의 개방성 때문에 여성시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성시대 비난을 멈추고 더 이상 이런 분탕이나 식민지화에 시달리지 않을 방법들을 토론하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게 오유 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는데 틀릴련지요?


오유 특유의 개방성(회원가입)과 감정적 선동 최적화는 우리들 스스로 토론하고 방법론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그러니까 저것들이 먼저 우리를 칼로 쑤셨는데, 우리한테 그만하라고 하지 말라니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칼을 쑤신 사람은 쑤신 사람대로 처리해야하지만, 적어도 야비하게 오유를 도륙하며, 비아냥댔던 일베처럼은 하지 말자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칼 맞은 김에 어떤 칼이 들어와도 뚫을 수 없는 갑옷을 입자는 겁니다.

적어도 그렇게 발전해오고, 지켜온 것이 오유라는 커뮤니티의 정체성 아니던가요? 

우리는 괴물이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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