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악몽과 수면장애를 동시에 겪는 사람이다.
58년동안의 경험을 통해 나는 결국 이 모든게 나를 해칠 수 없는 단순히 기분만 나쁜 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늦은 밤이면 침실 창문을 뚫고 그것이 침대 발치로 소리없이 다가온다. 그러면 시계는 멈추고 텔레비전은 깜빡이며 벽에 걸린 뿔 장식이 그림자를 일렁이게 만든다. 수면 장애는 온몸을 마비시켜 그 현상으로부터 눈을 못 돌리게 한다.
돌연 나는 아내가 나를 흔드는 걸 느끼며 결국 일어난다. 항상 겪다 보니 이젠 어떻게 될 지 잘 안다. 마비가 풀리면 아내를 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근육에 힘을 주고 있는다.
나는 아내 쪽으로 돌아 눕고 그녀는 손톱이 파고들만큼 세게 내 팔을 쥔다. 그리곤 속삭인다.
“나도 봤어요.”
그리고 ‘그것’은 우리 쪽으로 접근한다. 물론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항상 아내는 그건 단지 내 악몽일 뿐이라 말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허나 그 눈동자에 깊이 심어진 공포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