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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복을 안 먹게 된 이유. (전복 사진 有)
게시물ID : panic_818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면암
추천 : 25
조회수 : 12543회
댓글수 : 196개
등록시간 : 2015/07/24 01:37:55
전복.jpg

 
남들은 없어서 못 먹는다는 전복
 
나는 그 전복이 참 흔한 곳에서 살았음.
제주도.
 
내가 어릴 적에는 손바닥 만한 전복도 심심치 않게 밥상에 올라왔고
 
어린 나의 얼굴만한 전복....도 가끔 있었음
 
그런 전복 껍데기는 비누나 수세미를 담는 용기로 쓰이기도 했음. 물빠짐이 좋아서.
 
여하간... 나는 전복을 참 좋아했음
별 맛도 안 나는데
그 은은한 향을 좋아했던 것 같음.
 
그러다 이십대 중반부터 전복을 안 먹음
 
이유는 참 사소함
 
가족들과 함께 일식집에 갔는데
 
쓰끼다시(본요리가 나오기 전 제공되는 여러 전채요리들)로 활전복이 몇 마리 올라왔음
활전복이라 봐야.... 얼마 크지도 않은... 어릴 때 이런 건 먹지 않고 바다에 버렸었는데 쩝..
 
아무튼... 전복을 참 좋아했던 나는 일단 전복부터 집어들었음
 
일단 껍데기를 발라야지...........
별 요령이 없던 나는 아무 생각없이 젓가락으로 전복의 몸을 그대로 관통 시켰음.
 
그런데~~~
 
전복 보면... 아무런 감정도 못 느낄 것 같은 외형을 하고 있는데
 
고놈에게서 갑자기... 더듬이 두 개가 튀어나오는 거임...
 
와.... 그 두 더듬이가.... 엄청 아프다는 듯이
꾸물덕 꾸물덕 거리는데 -_-...
 
그걸 고대로 입으로 가져갈 용기가 나지 않았음...
 
적지 않은 나이였음에도 나는 기겁을 하면 전복을 내려놓았음
 
아버지는 사내새끼가 이런 거 가지고 그러냐며
식당 점원에게 이것 좀 익혀서 달라고 부탁하시고는
 
사실은 당신도 전복을 안 드신다는 얘기를 처음으로 하심.
 
......................................................
 
 
아버지가 사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자기가 모시던 상사가 배를 타고 낚시 나갔다 실종되는 일이 있었다고 함.
 
그러다 나중에 사람들이.... 뭐 경찰도 있었겠지.. 아무튼
바다에 나가서 수색을 했다고...
 
아버지도 자기 상사니까, 걱정되는 마음에 배에 탔다고 함...
 
그러다 그 분의 시체가 발견되고
 
크레인으로 했는지 뭘로 했는지... 그 시체가 바다 속에서 건져졌는데....
 
 
 
시체 온몸에 빼곡하게 들어차있던 전복들...
 
아버지에게는 그 인상이 너무 강했다고 함..
 
그 이후로는 전복을 안 드셨다고~~~
 
우리집 반찬으로 올라온 전복들도 그냥 우리 쳐먹으라고 사온 거라고 하심..
 
나는 그냥 먹기만 하느라 아버지가 그거 안 드시는 것도 몰랐음.... 불효자 ㄷㄷ
 
 
 
그거 아시나 모르겠는데...
 
전복 껍데기는... 지들이 먹는 것들에 따라 색깔이 바뀜
 
일종의 보호색이라고나 할까
 
다시마나 미역만 먹고 자라는 양식 전복은 껍데기가 초록색임
 
맛도 다름. 양식 전복은 부드러움.... 자연산은 뭘 먹고 자랐냐에 따라 부드러울 수도.. 딱딱할 수도...
 
어디서 굴러다니다 뭘 먹으면서 자랐는지 모름......
 
물론 꼭 시체를 먹고 자라지는 않았겠지만..
출처 전복 얘기가 나와서..
옛날 생각하다가 떠올라서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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