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시절 이후 처음이라는 민주당의 40% 지지율.
참으로 큰 의미가 있네요.
우선, 98년은 IMF 다음해 이기도 하고 대통령으로 김대중이 당선 된 후이기도 하죠. IMF 버프와 대통령 버프를 다 갖고서야 40%의 지지율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더민주의 40%지지율은 박근혜 게이트라는 호재의 덕을 분명히 봤습니다. 98년의 IMF 같은 거죠. 하지만 대통령 당선의 버프는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98년의 지지율은 거의 유일한 진보정당으로서 거둔 성과입니다. 그 당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으로 보수가 나뉘어져 있었죠.
지금의 더민주는 보수가 집결한 새누리당과 다양한 진보세력 국민의당, 정의당이 있는 상황에서 거둔 지지율입니다.
진보를 대변할 하나의 당이 있을 때와 지금처럼 몇개의 당이 있을 때, 어느 때에 40%지지율 얻기가 더 어려웠을지 생각해보면, 지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그 당시 민주당은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인물에 의해 설명되는 당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이냐 '김대중'이냐를 보면, 김대중이었던 거죠.
당의 상징성을 개인이 뛰어넘는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더민주'냐 '문재인'이냐? 생각해보면, '더민주'라고 말을 해야 겠죠.
'문재인'이 비록 '더민주'의 간판 대선주자이긴 하지만, 문재인이 '더민주'보다 더 큰 건 아닙니다.
표창원이 있고, 손혜원이 있고, 김병기가 있고, 조응천이 있고, 거지갑이 있고, 더불어 수많은 의원들이 활약하는 것이 지금의 민주당입니다.
여기에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박원순과 같은 대선주자도 탄탄합니다.
따라서 지금의 더민주는 그때의 민주당 보다 '당'으로서 더욱 강력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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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아니라 당이 강해진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바로 사쿠라들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이 강하면, 그 위세가 당보다 크면 자꾸 딴 마음을 먹으려 듭니다.
'당 깨고 나갈까?', '내 마음대로 합당 해 버릴까?', '나름 계파를 꾸려 볼까?'
이런 생각하기 딱 좋죠. 김영삼이 3당 합당하고 이런거 다, 자기가 당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이 강하면, 이거 못합니다.
새누리당은 이미 이런 경험을 했죠. 강력하고 위대한 현 대선후보 이인제님이 한나라당에서 나왔다가 피를 봤었고,
박근혜, 정몽준도 당 깨고 나왔다가 피본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후 친박연대는 성공해서 새누리를 먹기도 했습니다만... 이는 거의 종교에 가까운 지지자들 덕분이었죠. 박근혜게이트 이후로 이런 일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새누리는 정말 똘똘 뭉치죠. 이제 박근혜 게이트로 당이 약해지니까, 보세요. 서로 살아남으려고 발악을 합니다.
새누리가 이명박근혜 시절 강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을 알아서 단디 붙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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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동안 민주당 계열이 왜이렇게 갈라치기 했었나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당이 약했습니다.
김대중 정권이후,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서, 민주당내 동교동계가 등을 돌렸죠.
민주당이 막 깨지고 난리도 아니었죠. 탄핵도 하구요.
열린 우리당이 생겼지만, 어땠나요? 뜨내기 판이었죠. 아주 각자 해 먹을려고 다 모였던.
그래서 제대로 일 처리 못하고 그 안에서 지지고 볶고 하다가 당 깨졌잖아요. 결국.
그리고 정동영이 나와서 노무현을 거부한다. 뭐 이래 버리고.
이 모든 것이 당이 약해서 그런거였습니다. 당이 약하면 당을 쉽게 깹니다. 당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대선 후보 한명 있으면 막 딴 마음이 생기죠. 계파 별로 대선 후보 잡아서 어떻게든 뭐든 해보자는 속성. 그렇게 자기 이득을 계속 챙기자는 음흉한 마음.
국민의당 창당할 때 잘 보셨죠? 대선 후보 하나 구슬려서 나가자!
만약 그 당시 민주당 지지율이 40% 였다면... 아마 안나가고 다들 눌러 앉았을 겁니다.
(하긴 그 꼬라지로는 40% 받을 수도 없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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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 약간 걱정되는 면이 있습니다. 정치알바에서 손혜원 후보도 좀 걱정하는 것 같은 눈치더군요.
김종인이 누구 데리고 나가려 하는 듯한 그런 뉘앙스를 읽었습니다.
흔들흔들 할 겁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꼭 김종인발이 아니어도, 더민주 내에 탈당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인사는 뻔히 알 법한 박영선, 이종걸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도 봅니다.
생각보다 강한 충격을 받을 만한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빌어먹을 정치는 항상 그래왔습니다. 그래서 쉽게 정치인에게 마음을 주지도 믿지도 않습니다. 그 세계에는 오직 '나'만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결국 자기 결정이 최고라서 팀이고 뭐고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든, 혹여 지지하던 누군가가 탈당한다고 너무 충격 받거나 실망하지 마시길. 그럴 수도 있다고 미리 백신 맞아 놓으시길. 안 그러면 정치에 등 돌리고 관심 끊고 싶어지고 그러다보면 하.. 이상한 놈이 대통령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ㅇㅅㅁ.)
그런데, 개인이 아닌 더민주에 대한 지지가 이렇게 탄탄하게 나온다면?
그 분탕 종자들, 혹은 당이고 뭐고 자기 영달 찾아 보겠다는 사람들이 나가기가 힘들어 집니다.
당의 지지율보다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또한, 더민주의 지지율이 역대 최고를 갱신 한 것도 매우 희소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더민주 사쿠라들이 대선 후보급이나 총리 후보급을 살살 꼬셔서 나가자고 하기가 애매해집니다.
이 당에 남아 있으면, 차기가 보장될 확률이 높거든요.
이 상황에서 이간질 하는 인간들은 다음 공천에 확실히 떨어질 것 같은 인물들입니다.
이들을 따라 탈당한다면, 대선 및 총리급 후보의 혜안을 욕해야 되겠죠. 심지어 김영삼 김대중 분열의 경험이 있어서 나가면 거의 차기나 차차기 생명이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걸 모르고 나가면, 뭐 바보죠.
몽준이 지금 어디있나요? 안철수는 어디에 있나요? 새롭게 부활하신 이인제님 정도만이 여전히 강력한 대선후보이십니다.
따라서 지금 같은 때에 역대 최고 당 지지율을 얻어낸 것은 당 내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호재입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이 상황이라면 당내에서 어떻게든 흔들어 볼까 하는 사람들이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더민주는 안정적으로 굴러갈 가능성이 조금 높아졌네요.
더민주가 이렇게 단단한 당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안희정지사가 말한 것처럼, 당이 중심이 되는 정치로 한국의 정치가 한단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