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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고독의 깊이
게시물ID : lovestory_81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7
조회수 : 4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4/20 20:06:05

사진 출처 : http://lazulando.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m5Eu1mRNd2g





1.jpg

기형도고독의 깊이

 

 

 

한차례 장마가 지났다

푹푹 파인 가슴을 내리쓸며 구름 자욱한 강을 걷는다

바람은 내 외로움만큼의 중량으로 폐부 깊숙한

끝을 부딪는다

 

상처가 푸르게 부었을 때 바라보는

강은 더욱 깊어지는 법

 

그 깊은 강을 따라 내 식사를 가만히 띄운다

그 아픔은 잠길 듯 잠길 듯 한 장 파도로 흘러가고

아아운무 가득한 가슴이여

내 고통의 비는 어느 날 그칠 것인가







2.jpg

정유찬외로울 때가 있다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 떼의 새 무리가 지나간 후

혼자 나는 새가 있다

 

어떤 때는

한 마리의 새가 솟아오르고 난 뒤

한 무리의 새 떼들이

그 뒤를 따르는걸 볼 수 있다

 

혼자 나는 새는

가장 강한 새이거나

가장 약한 새

 

강한 사람도

약한 사람도 한 번쯤은

혼자 나는 새와 같이

외로울 때가 있다

 

창 밖을 바라보는 나

 

강한 건지

약한 건지 모르나

 

외롭다

 

지금

외로울 때다







3.jpg

김소월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내게 두고는 당신 때문에 저뭅니다

 

해가 산마루에 올라와도

내게 두고는 당신 때문에 밝은 아침이라고 할 것입니다

 

땅이 꺼져도 하늘이 무너져도

내게 두고는 끝까지 모두 다 당신 때문에 있습니다

 

다시는나의 이러한 맘뿐은때가 되면

그림자같이 당신한테로 가오리다

 

오오나의 애인이었던 당신이여







4.jpg

박복화나는 가끔

 

 

 

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 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

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 같은 욕심은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골목을 빠져 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







5.jpg

신경림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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